홍준표, 한동훈 겨냥?…"검사가 정치 맛 들이면 사법 정의 사라져"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에 대해 검사 출신의 홍준표 대구시장이 "검사가 정치에 맛 들이면 사법적 정의는 사라지고 세상은 어지러워진다"며 당시 수사를 이끌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홍 시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수사를 하는 사람으로 그 결과에 대해 직과 인생을 걸고 책임지는 수사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당시 수사를 이끌었던 한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사법농단' 수사는 지난 2017년 4월 대법원이 판사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며 시작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의혹 규명'을 언급하며 본격 수사가 시작됐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였던 한 위원장이 이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지휘했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 이종민 임정택 민소영)는 각종 재판에 개입하고 대내외적 사법부 비판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법관 블랙리스트를 작성,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양 전 대법원장의 모든 47개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소 이후 약 5년만이다.
홍 시장은 "나는 검사 11년 동안 중요 사건을 수사할 때는 무죄가 나면 검사직 사퇴를 늘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였고, 그렇게 하니까 재직기간 내내 중요 사건 무죄는 단 한 건도 받지 않았다"며 "유무죄는 법원의 판단이라고 방치하는 검사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검사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이어 '법원 탓' 하는 검사들에 대해 "검사가 샐러리맨화 되는 현상은 참으로 우려할만한 일"이라며 "검사가 정치에맛 들이면 사법적 정의는 사라지고 세상은 어지러워진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법농단' 1심 무죄와 관련 "그 사건은 사실상 대법원의 수사 의뢰로 진행된 사건이었다"며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수사에 관여한 사람이 직을 떠난 후 말하는 건 적절치 않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지혜(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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