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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의대 증원 임박…1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부터 발표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1일 지역·필수의료 살리기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입구에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뉴스1

정부가 이르면 내달 1일 지역 및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한다. 대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계와의 협의 절차 등을 고려해 설 연휴를 전후해 별도로 증원 규모를 발표할 전망이다.

2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달 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보고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최근 잇따른 ‘응급실 뺑뺑이’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공백이 심화되는 문제를 풀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왔다. 지난해 1월에도 ‘필수의료 지원대책 10대 주요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정책 패키지에는 보다 촘촘한 추가 대책이 담길 전망이다. 필수의료 분야로 의사들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이 종합적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역·필수의료 분야 수가 인상부터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근무 여건 개선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의대 증원을 통한 의사 인력 확대이지만, 정책 패키지 발표 때 증원 규모는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증원 숫자를 놓고는 의료계와 협상을 한번도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심의도 거쳐야 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원 규모를 발표하면 의료계 집단휴진(파업)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설 연휴(2월 9~12일)를 피해 직전이나 직후 발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원 규모는 1000명 이상이 유력하다. 앞서 복지부가 실시한 증원 수요조사에서 전국 40개 의대는 2025학년도에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까지 증원 여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24일 열린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의학 교육은 강의실에 의자 몇 개 더 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양동호 의협 측 협상단장)”라며 큰 폭의 증원에 반대했지만, 복지부는 “의학교육점검반을 통해 학교의 투자 계획과 의지를 확인했다(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고 우려를 일축했다. 현재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고정된 상태로, 정부는 올해 고3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증원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필수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의협회장, 왼쪽)과 참석자들이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증원 규모 발표가 다가오면서 의료계의 반대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의협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은 졸속 추진”이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인턴·전공의들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희(대전협)는 지난 22일 전국 55개 수련병원에 속한 전공의 4200여명(전체의 28%) 중 86%가 의대 증원 반대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지난 27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전협의 단체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파업이 현실화될 거라 보면서도 이로 인해 증원을 접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한 2020년에는 전공의 80%가 파업에 참여, 의료공백이 빚어지면서 증원이 무산된 바 있다. 4년 전과 달리 지금은 코로나19란 변수가 없으며, 의대 증원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다는 점도 정부 의지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의대생 동맹휴학까지 갈 거라 보고 있지만, 의대 증원은 이런 단체행동과 무관하게 진행될 것”이라 말했다.

복지부는 대전협의 단체행동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집행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실제 파업이 이뤄지면 정부는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남수현(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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