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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에 정세책임 돌리는 北…"무자비한 정벌 목표 될 것"

육군은 지난달 29일부터 1주일간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연합전투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수도기계화보병사단 K1A2전차가 전차포 사격을 실시하는 모습. 육군 제공,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한·미의 각종 연합훈련을 거론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미가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자신들의 새로운 '돈줄'로 부상한 암호화폐 탈취를 겨냥해 한·미가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사이버 작전사령부 훈련장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사이버 동맹훈련에 대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전쟁도발 책동의 연장"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침략의 무리들은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의 군사적 압살책동으로 말미암아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각일각 전쟁접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 사이버 동맹훈련과 연합전투사격훈련(29~4일), 한·미·일 연합해상훈련(15~17일), 한·미·일 연합공중훈련(18일)을 거론하면서다.

이런 위협은 '아픈 구석'을 찔렸다는 방증이자, 한국 사회를 흔들어 보려는 구태의연한 심리전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통일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위협 발언에 대해 "한·미 확장억제 증강 등 억제력 강화에 대해 두려워하고 초조해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지난 10일 통일부 당국자)

`서울 ADEX 2023'이 열린 지난해 10월 1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상공에서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와 F-35, FA-50 전투기가 비행하는 모습. 우리 공군의 핵심 방공 전력인 피스아이는 24시간 내내 한반도 전역을 물샐 틈 없이 감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통신은 "미국과 그 하수인들은 새해에 들어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각종 핵전략자산까지 동원하며 한반도와 주변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연이어 벌였다"며 "미 공군의 RC-135(리벳 조인트 전자정보 정찰기)가 도발적인 정탐행위에 몰두했는가 하면 괴뢰패당(한국)까지도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감시작전에 내몰면서 푼수없이 놀아댔다"며 연합훈련에 날을 세웠다.



핵무력 사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우리가 보유한 최첨단 무장장비들이 결코 과시용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기회를 통해 증명해 보였을 뿐더러 핵무력의 사용과 관련한 우리 식의 핵교리를 법화한 지 오래"라며 "미국과 괴뢰 대한민국 족속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하건대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곧이어 무력 도발에도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미상의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군사적 공조를 강화하는 한·미·일을 향한 직접적인 경고로 풀이될 여지도 있다. 순항미사일은 한·미·일 3국이 정례적으로 진행 중인 해상훈련에 투입된 최신예 함정을 직접 겨냥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첫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미의 정례적·방어적 훈련에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 북한의 행태에 군은 일단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앞서 합참은 지난 8일 북한군이 서해상 적대행위 중지구역(완충구역)에 기습 포사격을 한 이후 "북한은 완충구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행동으로 보여 줬다"며 "이에 따라 우리 군도 기존의 해상 및 지상의 완충구역에서 사격 및 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군 당국은 육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 훈련 재개 등을 검토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선 우리가 먼저 행동에 나서기보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비례적으로 맞대응하는 '행동 대 행동'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북한은 러시아에 이어 전통적인 혈맹인 중국과의 밀착에 공들이는 분위기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일국 체육상을 단장으로 하는 체육성 대표단이 27일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전했다. 방중 목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양국 간 진행될 각종 체육사업 관련 협의나 체육행사 참석을 위한 방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노동신문은 27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26일 방북 중인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만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공동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술적 협동과 공동 보조를 계속 강화할 입장들"이 표명됐다고 한다. 노동신문, 뉴스1
이에 앞서 최선희 외무상은 지난 26일 방북 중인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문은 이들이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은 올해를 뜻깊게 기념하고 "공동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술적 협동과 공동보조"를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에 맞서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영교(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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