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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만 차고 풀려났다"…이스라엘, 팔 수감자 처우 논란

"남성들 속옷만 입힌 채 이스라엘로 끌고 가…무릎꿇게 하고 처벌" 유엔 "이스라엘군 행위 고문에 해당할 수도"…인권단체 "국제법 위반"

"기저귀만 차고 풀려났다"…이스라엘, 팔 수감자 처우 논란
"남성들 속옷만 입힌 채 이스라엘로 끌고 가…무릎꿇게 하고 처벌"
유엔 "이스라엘군 행위 고문에 해당할 수도"…인권단체 "국제법 위반"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작년 12월 가자지구 북부 주민인 아이만 루바드는 M16 소총을 든 이스라엘 군인들에 둘러싸여 속옷만 입은 채 추운 길거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 옆에는 수십명의 팔레스타인인 남성과 소년들이 마찬가지로 속옷만 입은 채 줄지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이들에게 확성기로 "우리는 가자지구 전역을 점령하고 있다. 이것이 당신들이 원했던 것인가? 당신들은 하마스와 함께하기를 원했나? 설마 당신들이 하마스인 것은 아니겠지"라고 소리쳤다.
이에 무릎을 꿇은 남성들은 손을 머리에 얹은 채 아니라고 외쳤고 이 중 한 남성이 "나는 일용직 노동자일 뿐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인이 "닥쳐"라고 다시 소리쳤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루바드처럼 지난 3개월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팔레스타인인들이 옷이 벗겨지고 구타당하고 심문받고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채 구금돼 있다고 수감자 본인과 그들의 친지의 증언,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해 지상전에 나섰고 남성과 여성, 어린이까지 가자지구 주민 수천 명을 붙잡아 구금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집에 있다가, 또 다른 이들은 이스라엘 당국의 피란 명령에 더 안전한 지역으로 가다가 붙잡혔다.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종군기자 등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에는 구금된 팔레스타인인들이 등 뒤로 손이 묶인 채 겨울철 야외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이들은 때로는 눈이 가려져 있었고 속옷 차림이었다.
가자시티의 한 경기장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속옷만 입은 남성 수십명이 이스라엘 군인들에 둘러싸여 줄을 서고 행진하고 있다.
이 중에는 머리가 백발인 성인 남성도 있었고 어린 소년도 있었다. 여성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옷을 입고 있었다.
가자지구 내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이들 수감자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풀려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데, 길게는 몇주씩 묶어두는 바람에 손목 피부에 깊게 상처가 나고 닳아버린 모습 등이 담겼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의 활동가인 루바드는 자신이 일주일간 구금됐다고 말했다.
손이 밧줄로 묶였고 밧줄이 그의 손을 파고들었다. 주민들이 눈이 가려진 채 강제로 트럭에 탔고 군인들은 이들을 때렸다고 그는 전했다. 그 상태로 수감자들은 이스라엘로 끌려갔다.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감옥에 도착하자 회색 운동복이 지급됐다. 각자 번호가 적힌 파란색 꼬리표를 받았고 교도관들은 이름 대신 번호로 수감자를 불렀다.
루바드는 커다란 막사 같은 곳에 3일간 갇혀있었는데 이곳에서 수감자들은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고통스러운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자세를 바꾸려고 하면 처벌을 받았다고 그는 전했다.
며칠 후 예루살렘의 구금 시설로 옮겨진 그는 그곳에서 심문받았다.
심문관은 그에게 작년 10월 7일에 어디에 있었는지, 하마스나 또 다른 가자지구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에 대한 정보가 있는지, 하마스의 터널이나 기지에 관해 물었다.
루바드가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며 대부분 직장 또는 집에 있었다고 말하자 심문관은 화를 내면서 그의 눈 밑 부위를 때린 다음 눈가리개를 다시 씌우고 아플 정도로 꽉 묶었다고 한다.
다른 수감자인 마즈디 알 다리니(50)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
작년 11월 대피 명령을 받고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가다가 붙잡힌 그는 거의 항상 손이 묶인 채 40일간 구금돼 있었는데 결국 손목에 상처가 났고 감염까지 됐다.
그는 "그들은 우리를 짐승처럼 대했다"며 "막대기로 때리고 욕설을 했다"고 덧붙였다.
가자시티 출신 루슈디 알-타타(31)는 아내와 다른 속옷 차림 남성들과 함께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트럭에 태워졌다.
알-타타는 "그들은 무기로 우리 머리를 때렸다"며 "'닥쳐'라면서 아내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금된 지 25일 만에 버스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인 케렘 샬롬으로 옮겨졌다. 버스에서 내리자 군인 한명이 그에게 저격수가 보고 있다며 10분 동안 도망가라고 말했다.
알-타다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10분간 달렸다"고 전했다. 그는 풀려났지만, 아내는 아직 실종 상태다.
앞서 지난 19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스라엘에 의해 석방된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구타와 고문 등 부당 대우를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이 같은 처우가 "고문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도 이스라엘의 구금자 처우가 국제법 위반일 수 있다고 비판한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지원 단체인 '아다미어'를 포함한 여러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는 "이스라엘군은 전례 없이 야만적인 방식으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을 체포했다"며 "가자지구 수감자들의 행방을 숨기고 수감자 수를 공개하지 않으며 변호사와 적십자사의 면회도 막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테러 활동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구금하고 혐의가 사라진 사람들을 석방한다며 수감자들을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성들의 겉옷을 벗기는 것에 대해서는 "폭발 조끼나 다른 무기를 숨기고 있지 않은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가능한 경우 수감자들은 옷을 돌려받는다"고 부연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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