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등 국제사회는 '종전' 압박…이스라엘은 '2개월 휴전' 제안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거기(두 국가 해법)에 도달하는 길이 있다고 믿으며,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두 국가 해법에는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하마스를 축출한 이후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국교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믿는다고도 밝혔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중재로 수교 협상을 벌여왔으나,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에서 열린 EU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군사적 수단만으로는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없다"며 두 국가 해법을 거듭 주장했다.
보렐 대표는 가자지구의 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두 국가 해법을 "외부로부터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제회의를 포함한 "포괄적 접근방식"을 EU회원국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아랍 5개국도 두 국가 해법을 토대로 한 ‘평화 중재안’ 마련을 위해 막판 조율 중이다.
매체는 이들 국가들이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비상 내각을 설득하기 위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 전후 가자지구 치안·재건 작업에 이스라엘을 참여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중동을 순방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최고 고문 브렛 맥거트도 이집트를 찾아 이런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인질 석방 전제 '2개월 휴전' 제안
협상안에는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측 인질을 ▶민간인 여성, 60세 이상 고령 남성,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사람 ▶여군, 60세 이하의 민간인 남성 ▶남성 군인, 사망 인질 시신 등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모두 석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은 130여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제안에 응할 경우, 이스라엘은 자국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을 일정 비율에 따라 순차적으로 석방한다.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은 6000명으로, 이들을 모두 석방하는 것은 아니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협상안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주요 도시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악시오스는 “수일 안에 진전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번 제안이 종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고강도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가자 남부 칸유니스의 병원 두 곳을 습격해 포위하고 의료진을 체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 측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칸유니스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전후 팔레스타인인 누적 사망자 수는 2만5295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촉발된 예멘 후티 반군과 미국 등 연합군 사이의 전투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국과 영국은 호주·바레인·캐나다·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에 있는 8개의 후티 표적에 대한 추가 공습을 감행했다.
이날 공습에는 미 해군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함의 전투기가 동원됐다. FT는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과 기타 정밀 유도탄을 이용해 군용기·잠수함·수상함으로 공격을 개시했고, 약 25~30개의 탄약을 투하했다고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영 양국이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합동 공습을 벌인 건 지난 12일 60여 개의 반군 목표물에 150발 이상의 미사일을 투하한 첫 번째 공습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박형수(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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