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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소한 사건, 구형 줄여줄게” 돈 받은 전직 검사 징역 3년

검사 시절 기소했던 사건과 관련한 청탁을 해주겠다며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변호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는 24일 사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2억6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전직 검사인 A씨가 수사기관과의 개인적 친분을 통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구형량 변경이나 수사 무마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런 범행은 형사사법 업무에 종사하는 공직자들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하고 정당한 수사 결과마저도 왜곡된 성과인 것처럼 잘못 인식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부 피해자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과거 벌금형 외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검사로 재직한 A씨는 2015년 7월 퇴직 직후 자신이 직접 기소해 재판받게 된 이를 만나 자신이 결정했던 검찰 구형 의견을 부풀려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공판 검사에게 말해 구형량을 줄여 주겠다”고 속여 피의자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또 2016년 9월 검찰 수사를 받는 다른 피의자에게 “잘 아는 부장검사가 주임인 사건이다. 인사를 가야 한다”고 속인 뒤 청탁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2017년 9월 경찰 수사를 받는 또 다른 피의자한테서 청탁 명목으로 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정시내(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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