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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바꾸고 우승 이끈 김현수처럼…다시 중심에 선 베테랑들, 롯데 원팀 위한 의기투합

[OSEN=조형래 기자] 롯데의 베테랑들이 다시 팀의 중심, 핵으로 들어왔다.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원팀’이 될 수 있을까. 

롯데의 최근 행보는 당장의 성적 보다는 육성, 베테랑 선수들 보다는 젊은 선수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어린 선수들은 좀 더 빠르게 프로에 적응하고 1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입지를 잡으면서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베테랑 선수들의 입지는 알게 모르게 줄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이끌어 가는데 베테랑 선수들의 힘은 어느 정도 필요했지만 세대교체 과정에서 베테랑 선수들의 힘이 알게 모르게 축소됐다. 젊은 선수들에게 팀의 중심이 쏠리면서 베테랑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다고 보기 힘들었다. 선수단을 비롯한 구단 곳곳에서 오해와 불신, 갈등이 드러났고 하나의 팀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2024년은 롯데의 새로운 시작이다. 구단 수뇌부가 바뀌었고 현장의 수장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새롭게 잡았다. 그리고 팀의 새로운 주장으로 지난해 4년 47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으며 ‘종신 롯데’를 선언한 최고참 전준우(38)가 2년 만에 주장직을 다시 맡았다. 김태형 감독이 직접 전준우에게 주장직을 맡아달라고 했다.통상 팀의 최고참은 뒤로 물러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롯데는 최고참 전준우가 전면에 나서서 팀을 진두지휘 해야 한다. 구단과 김태형 감독이 전준우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준혁 단장은 전준우와 계약 직후 “전준우라는 선수는 비즈니스적인 개념으로 접근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하면서 “원클럽맨이라는 건 선수에 그쳐서는 안된다. 전준우라는 선수가 입단하는 것을 봤고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그렇기에 ‘선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연수도 다녀와라. 대신 다녀와서 롯데에서 프런트든 코치든 팀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길을 밟아가자’라고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전준우 선수에게 ‘넌 롯데에서 해야할 게 많다’라고 얘기를 했다”라면서 “감독님께서 팀의 기틀을 잡아주실 것이다. 그리고 선수는 라커룸의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 전준우 선수가 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얘기했다”라고 설명했다.

팀 내에서도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인 전준우가 팀의 문화와 기틀을 세우고, 전준우 다음의 베테랑급 선수들인 정훈(37), 노진혁(35), 유강남(32) 등이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고 중고참의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투수진에서는 최고참 김상수(37)를 필두로 롯데 근속연수가 가장 긴 구승민(34)과 김원중(30)이 투수진의 리더 역할을 해줘야 하고 구단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지난해 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노진혁은 “고참들의 힘이 많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초반에 9연승을 하고 떨어질 때쯤 베테랑 선수들의 힘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고참들이 좀 더 좋은 대우를 받고 고참들에게 활발하게 움직여야 팀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이든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의 한을 푼 LG를 예로 들었다. LG는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지만 이 과정에서 베테랑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고 젊은 선수들을 이끌면서 우승까지 도달했다. 팀의 체질이 바뀌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가 2018년, 메이저리그 도전을 끝내고 돌아온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리더의 자리에서 때로는 채찍으로, 때로는 당근으로 젊은 선수들을 일깨웠다. 결국 LG는 신구의 조화가 적절하게 이뤄지며 우승에 도달했다.

노진혁은 “LG도 (김)현수 형이 팀에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많은 부분을 이끌어주지 않았나”라면서 “우리 팀은 그런 부분들이 미흡했던 것 같다. 우리 팀이 살아나는 길도 베테랑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주장인 (전)준우 형과 다른 형들과 많이 얘기하는 게 고참들이 먼저 나서서 선수들과 얘기하고 좋을 때는 칭찬하고 안 좋을 때는 고참들이 후배들을 다독이고 때로는 회식도 하면서 분위기를 풀어보자는 얘기들을 많이 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우 형의 의욕이 대단하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노진혁도 자신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는 “지난해는 (안)치홍이가 주장이었고 제가 이적 후 첫 시즌이라서 내야진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라면서 “올해는 이제 내야진을 이끌어 가야 하는 위치가 된 것 같다. 저는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질타도 하는 스타일이다.  군기반장도 하고 채찍과 당근을 모두 주는 그런 선배가 되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준우를 비롯한 정훈, 김상수, 노진혁, 유강남 등 베테랑 선수들은 최근 구단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츠 TV’에서 등산 컨텐츠를 촬영했다. 해운대구에 위치한 장산을 오르면서 2024년 결의를 다졌다. 등산 이후 식사 자리에서는 베테랑들의 역할에 대해서 역설하기도 했다.

주장 전준우는 “올해는 고참들에게 부탁을 할 것이다. 강남이에게 얘기했다. 잔소리도 좀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들이 있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봐야지 팀이 잘 굴러간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상수도 “어떤 고참은 여기를 보고 어떤 고참은 다른 곳을 보면 팀이 잘 안된다”라고 수긍하기도 했다.

LG가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롯데는 1992년 우승 이후 31년 째 무관의 팀이라는 오명을 이어가게 됐다. 가을야구도 2017년에 마지막으로 경험했다. 롯데는 과연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다시 원 팀으로 뭉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조형래(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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