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불기둥 치솟았다" 명절 앞두고 잿더미된 서천 특화시장 [르포]
23일 오전 10시 충남 서천군 서천읍 특화시장. 지난 밤 발생한 화재로 2층 건물이 모두 불에 타 뼈대만 남았다. 사람 키만 한 커다란 가스통은 건물에서 20m 넘게 날아와 주차장 한쪽에서 나뒹굴었다. 화재 당시 폭발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특화시장 건너편에서 사는 주민은 “펑~ 펑~ 하는 소리에 놀라 나와보니 빨간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건물 주변에서는 아직도 매캐한 냄새가 남아 있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 22일 오후 11시8분쯤 충남 서천 특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 점포 227곳을 태우고 9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자정을 기해 대응 2단계(인접 소방서의 인력·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를 발령하고 인력 401명과 장비 45대를 투입, 진화에 나섰다. 당국은 불이 난지 2시간여 만인 23일 오전 1시15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불은 오전 7시55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는 시장에 설치된 ‘자동화재속보설비’를 통해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펑~ 펑~소리에 놀라”…2층 건물 전소
소방당국은 최초 불길이 수산물 판매장 쪽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착대가 도착했을 당시 수산물 판매장 부근에서 불길이 컸다고 한다. 불이 난 건물은 최근 소방점검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서천특화시장은 2004년 2월 개장한 시설로 연면적 7018㎡ 규모의 2층 건물에 수산물과 농산물·생활잡화·특산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건물 2층에는 식당 13곳이 영업 중이다. 해당 건물은 51억원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된 샌드위치 패널 건물
상인들 “당장 어떻게 먹고 살지 막막”
화재 현장에 정치인과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하자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일부 상인은 정치인을 붙잡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뭐라도 좀 해달라”고 호소했다. 상인 대부분은 설 명절 전에 임시 장터를 마련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장동혁 국회의원(국민의힘 보령·서천)은 “다른 지역의 사례를 검토하고 정부, 여당과 협의해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서천군, 임시 시장 설치 등 대책 마련
신진호.김한솔(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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