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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주의' 中공산당, 레닌 사망 100주년에 아무 행사 안한 까닭

마르크스와 비교…SCMP "볼셰비키 잔학 행위 등 레닌의 유산 때문" "시진핑, 2017년 19차 당대회 계기로 다시 레닌주의로 회귀하는 경향"

'레닌주의' 中공산당, 레닌 사망 100주년에 아무 행사 안한 까닭
마르크스와 비교…SCMP "볼셰비키 잔학 행위 등 레닌의 유산 때문"
"시진핑, 2017년 19차 당대회 계기로 다시 레닌주의로 회귀하는 경향"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공산당이 블라디미르 레닌 사망 100주년인 21일 중국 전역에서 아무런 행사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이 카를 마르크스 사망 100주년이었던 1983년 3월 14일엔 특별 기념우표 세트를 발행한 데 이어 마르크스 출생 200주년이었던 2018년 5월 5일 성대한 추모회를 열었던 것과 비교할 때 온도 차가 크다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에서도 추모받지 못하는 레닌이 중국에서 홀대받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전 세계적으로 레닌 동상 철거 운동이 대대적으로 진행돼왔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 기회가 있을 때마다 레닌을 비판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입장은 이와는 결이 다르다. 중국 공산당이 1921년 창당 이후부터 지금까지 당장(黨章·당헌)에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올려 지도이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산당이 항일 투쟁과 국공 내전 시기를 거쳐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이후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의 집권기에도 줄곧 유지돼왔다.
특히 2017년 10월에 개정된 당장 총강에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 사상, 과학발전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행동 지침으로 삼는다"고 명기돼 있다.
시장경제를 수용한 공산당 일당 체제의 중국특색사회주의에서도 레닌주의가 당의 지도이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중국 공산당은 레닌 추모에는 인색하다.
공산당의 이런 이중적인 태도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레닌의 볼셰비키당 집권 이후 조성된 부정적인 여론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SCMP는 "볼셰비키당이 1918∼1922년 자행한 '적색 테러', 1920년대 초와 1930년대 러시아 기근, 레닌의 후계자인 이오시프 스탈린의 전체주의 통치 기간에 자행된 잔학 행위 등 이른바 레닌의 유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볼셰비키당이 러시아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공(功)을 세웠음에도, 그에 못지않은 과(過)를 남겨 레닌 추모식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이런 태도가 정치 상황과 관련 있다는 지적도 있다.
레닌주의는 전위(前衛)정당인 공산당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생활에 이르기까지 엄격히 규제하는 당국가체제를 요구하지만, 특히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에는 이와 동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전위정당은 사회변혁과 혁명을 위해 대중을 선도하는 정당이라는 뜻으로 레닌이 제시한 개념이다.

실제 1990년대부터 중국에선 공산당이 실질적인 정책 입안과 집행의 책임을 국무원에 위임했으며, 이 시기에 레닌주의가 당 지도이념으로 유지됐지만 레닌 추모에는 소홀했다.
SCMP는 2017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구조조정을 통해 공산당과 국무원을 통합하는 당국가체제로 회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중국 정치학자를 인용해 "시 주석의 이런 구조조정은 레닌주의로의 복귀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 부교수는 "레닌주의는 중국 공산당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정치적 DNA"라고 짚었다.
SCMP는 중국 본토에선 젊은이들이 정치와 역사 교과서에도 나오는 비중 있는 인물인 레닌을 친근하게 느끼지만, 레닌 추모 등과 관련해선 큰 관심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인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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