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마리 사슴에겐 천국의 섬…150명 주민에겐 악몽의 30년 [영상]
굴비 산지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 낙월면에는 30여년간 사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섬이 있다. 꽃사슴과 엘드사슴 사슴 등 1000여마리가 있는 안마도(鞍馬島)다. 야생화한 사슴은 수십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며 섬 곳곳을 파괴해왔다. 온갖 농작물과 산림을 짓이겨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덤까지 파헤쳤다.주민들은 과거 고기잡이와 농사로 생계를 유지했는데, 사슴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농사는 거의 포기한 상황이다. 그나마 남은 80여 가구 텃밭에는 2m 높이 녹색 그물망이 2~3중으로 둘려 있다. 논에도 그물망이 울타리처럼 둘려 있다.
녹용 채취용 10마리 들여온 게 화근
주민보다 많아진 사슴…섬 주인 행세
주민 수보다 5배가량 많아진 사슴은 섬 주인인 양 행세했다. 날쌘 사슴들은 밭에 설치된 3m 높이의 그물망을 뛰어넘어 농작물을 파헤치곤 했다. 길에서 맞닥뜨린 사슴들은 날카로운 뿔로 주민을 위협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슴들이 밭작물을 마구 먹어대는 바람에 사실상 농사를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야행성 사슴’, 밤마다 뛰며 괴성
국민권익위는 방치된 사슴을 현장 조사하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설문조사 결과 국민 73%가 ‘야생화한 가축이 손해를 끼치면 일부 지역에 한해 야생동물에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주민 피해가 극심하니 총기를 사용해 포획하자’는 의견에는 61%가 찬성했다.
권익위 설문, 국민 61% “총 쏴 포획하자”
환경부는 안마도 사슴을 법정관리 대상 ‘유해 동물’로 지정할 것인지 결정할 방침이다. 유해 동물로 지정되면 총기를 사용한 포획이나 개체 수 조절이 가능해진다. 영광군도 전염병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육지 이송이나 도살처분 등을 검토 중이다.
최경호.조수진(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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