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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취준생' 총선 표심 잡기?…5년 만에 공기업 채용 늘린다

지난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에서 2만40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1년 전보다 2000명 늘렸다. 공공부문 긴축 기조를 유지하던 윤석열 정부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젊은 층의 표심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서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을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2만4000명 이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지난 4일 기재부가 공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올해 공공기관 채용 규모(2만2000명)에서도 한 발 더 나갔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인 2017년 연간 2만6000명가량이었던 공공기관 신규채용 규모를 매년 8000~1만명씩 늘렸다. 그 결과 신규 채용 규모가 2019년에 4만1000명 수준으로 폭증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출범 직후 채용 규모를 2만5000명 수준으로 줄였다. 지난해 2만2000명까지 감축했는데, 올해 다시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 규모를 늘린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김경진 기자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실적을 평가할 때 청년 채용에 2점 이내 가점을 주는 식으로 신규 채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규 채용을 늘린다고 해서 전체 공무원 정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능한 범위에서 청년을 최대한 뽑는 취지”라며 “민간 부문의 채용 여력이 좋지 않은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신규채용 확대는 그간 ‘공공기관 효율화’를 강조한 윤석열 정부 기조와는 다소 어긋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도 공공부문을 기업에 비유해 “기업에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 직원 숫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책을 두고 4월 총선을 앞둔 정부가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는 등 ‘개미’ 주식 투자자에 이어 취업에 민감한 MZ세대(1980~2000년대생) 구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MZ 세대에게 공공기관은 여전히 좋은 일자리다. 처우 면에서 대기업에 밀려 과거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고용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업무 강도 때문에 선호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해 공공기관 151곳의 신입사원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봉이 3964만원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5335만원), 한국원자력연구원(5253만원), 한국투자공사(5117만원), 한국연구재단(5102만원), 신용보증기금(5079만원) 등 ‘톱5’ 공기업의 평균 연봉은 5000만원을 넘겼다. 평균 연봉 4000만원 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5.9%로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금융(4466만원), 연구교육(4285만원), 에너지(4090만원) 분야 공공기관 처우가 나은 편이었다.



김기환(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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