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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불량자동차와 레몬법

손헌수

손헌수

1979년, 캘리포니아에 살던 한 여인이 자동차 사고를 당한다. 차를 수리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녀의 직업은 학교선생님이었다.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던 그녀는 신속하게 고쳐주겠다는 자동차 딜러의 약속만 믿고 차를 맡긴다. 그녀의 자동차는 레몬 그로브라는 카운티에 위치한 딜러샵의 서비스센터에 맡겨진다. 공교롭게도 이 서비스센터가 위치해 있던 동네의 이름에 레몬이라는 말이 들어있다. 훗날 레몬법의 유래가 바로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긴 이유다.  
 
그런데 석 달이 지나도 그녀의 자동차는 수리가 되지 않는다. 그녀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자동차 회사의 게으름에 단단히 화가 난다. 자동차를 맡긴지 석 달이 지나자, 그녀는 자동차 딜러 매장 앞에서 매일 피켓을 들고 혼자 시위를 시작한다. 그녀의 시위는 그로부터 다섯 달 동안이나 계속된다. 그녀가 다섯 달 동안 피켓시위를 하는 동안 자동차 매장과 수리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그녀에게 사과는커녕 욕을 섞어가며 조롱과 비아냥을 했다. 심한 날은 손으로 총모양을 만들어서 그녀에게 쏘는 시늉까지 했다고 한다.
 
실패로 보였던 그녀의 시위는 뜻밖의 결과를 낳게 된다. 매일 그녀가 시위하던 거리를 지나가면서 그녀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하나씩 그녀에게 다가온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면서, 푸념을 하며 자신들의 케이스를 그녀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그들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적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의 정보를 정리해서 본격적인 시민운동을 시작한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부터 출발한 이 운동은 미국에서 최초로 코네티컷과 캘리포니아 주에 레몬법이 생기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 미국의 모든 주에는 레몬법이 제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 레몬법의 영향으로 그때까지 괴물 같은 자동차대기업 앞에 무력하던 소비자들은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게 된 것이다.
 


‘레몬’이라는 말이 과일 이외에 처음 사용된 유래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기록에 따르면 1906년경 영국에서 “그럴싸하게는 보이지만, 정품보다는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불량품”을 일컫는 말로 사용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레몬의 색이 노랗고 예뻐서 맛있는 과일처럼 보이지만, 너무 시큼하기 때문에 무심코 그냥 베어 물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니 레몬이라는 말이 ‘겉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용해 보면 불량품’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레몬법은 그래서 미국에서 불량자동차를 산 고객들을 보호하는 법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는 원래 만들어 질 때부터 결함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운전자의 잘못으로 결함이 생겼는지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자동차 회사는 거대한 공룡과 같은 큰 조직이고 소비자는 한 사람의 개인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레몬법이 생기기 이전까지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자동차회사에 쉽게 전달되기 어려웠다.
 
주마다, 레몬법은 조금씩 다르다. 어떤 주에서는 새 차와 중고차뿐만 아니라 고가의 제품을 산 소비자는 모두 레몬법의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어떤 주에서는 레몬법이 자동차 중에서도 오직 새 차에만 적용이 된다.  
 
일리노이 주에서는 새 차를 사고 1년 또는 12,000마일이 되기 전에 같은 문제로 4번 이상 고장이 나거나, 또는 한번 고장이 나더라도 30일 이상 수리센터에 맡겨진 경우에는 레몬법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가 있다. 보상으로 소비자는 같은 종류의 새 차를 받거나, 소비자가 그 차종을 더 이상 마음에 안 들어 할 경우, 자동차회사에서 소비자가 타고 다닌 마일리지 만큼의 비용을 제외한 가격을 받고 다른 차를 파는 형태로 진행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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