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애 안 낳는 거 아닌데"…한동훈·이재명 대책, MZ 씁쓸 [view]
그 외 공약에서는 차이가 크다. 국민의힘은 아빠 유급 출산휴가 1개월(현재 10일)을 의무화한다.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월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늘린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를 250만원(현재 200만원)으로 올린다. 육아휴직 대체인력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경력단절자·은퇴자를 대체인력으로 채용하면 240만원(현재 80만원)으로 지원금을 올린다. 가족진화 우수 중소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하고, 2025년 예술인·자영업자·농민·특수고용직(생활설계사·캐디 등)에 육아휴직 등을 적용한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모니터링평가센터장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정부가 책임지겠다'에서 '기업-가족-정부가 같이 풀겠다'로 틀을 전환한 점은 발전한 것"이라며 "아빠가 출산휴가를 1개월 쓰면서 잠 못 자고 고생해보면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아빠 출산휴가는 아기가 태어날 때 과정을 같이 하면서 아버지로서 새로운 역할을 경험하고, 아이를 둔 부부로서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림 센터장은 "민주당 공약은 전반적으로 국가의 책임과 지원을 강화하기로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며 "코로나19 때 결혼을 망설인 청년이 많은데, 신혼부부 장기저리 대출이 혼인 결심으로 돌리는 효과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조영태 교수는 "2030년대에 현재의 10대 후반, 20대 초반 청년의 삶이 나아지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며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하고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생존 경쟁을 완화하는 쪽으로 틀을 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문제를 푸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인구부를 만들어도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청년 반응도 엇갈린다. 회사원 박병준(33)씨는 "어차피 애 낳을 생각이 있는 사람한테는 좋은 대책"이라며 "결혼한다면 당연히 출산 생각을 할 텐데, 이번 대책이 도움될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냉소적이다. 결혼 6년 차인 오모(40)씨는 “돈으로 해결될 문제 아니다. 사회적 인식과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기업에서 유연근무가 불가능하고, 정시 퇴근도 눈치 봐야 한다"며 "12시간 근무할 때 누가 애를 봐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사 지모(20대)씨도 "대책을 보니까 오히려 애 낳을 생각이 사라진다. 애 한명 키우는 데 2억원 넘게 드는데 3명 낳을 때 1억원 주면 낳겠느냐. 더이상 돈으로 출산율 못 올린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원 마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대책에는 한 해 3조원, 민주당은 28조원이 들어간다. 국민의힘은 2탄(세제개편 등),3탄(주거·교육 등)을 더 낼 예정이라 돈이 더 필요하다. 이상림 센터장은 "국민의힘이 저출생대응 특별회계를 신설한다는데, 이걸로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딱히 재원 대책을 내지 않았다.
◇☞저출산·저출생= 저출산은 정부 공식 용어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낮은 출산율의 책임을 여성으로 돌린다"며 저출생을 쓰자고 주장한다. 여야는 18일 대책에서 저출생을 썼다.
신성식.조수진(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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