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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3년 임기 文 정부 '알박기' 공공기관장 올해 대거 물갈이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한 공공기관 수장이 올해 대거 물갈이된다. 2021년 임명한 기관장이 올해 3년의 임기를 마치면서다. 기관장 중에선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권 인사가 많아 ‘알박기’란 지적이 나왔다. 정책 기조가 다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2년여간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다 결국 교체를 앞두고 있다.
김경진 기자
1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기관장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이 20여곳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 수장이 대거 물러난다. 상반기에만 한국전기안전공사(2월), 한국산업기술시험원(3월), 한국동서·남동·남부·서부·중부발전(4월), 한국가스기술공사(5월), 한국석유공사(6월) 등 줄줄이다.

에너지 공기업 외에도 국립공원공단(1월), 한국부동산원·도로교통공단·국가철도공단(2월), 강원랜드(공석·4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한국투자공사(5월), 기술보증기금(11월) 등이 기관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22년 1~4월 기관장을 임명한 한국공항공사·한국마사회(2025년 2월), 한국농어촌공사·한국교육방송공사(EBS·2025년 3월)는 임기 만료가 1년 이상 남았다.

한 공기업 임원은 “보수·진보 정부를 떠나 정권을 위해 희생한 인사에게 공공기관장 자리를 마련해주는 전례가 많았다”며 “기관장 임기 종료 시점과 4월 총선 정국이 맞물려 올해 대규모 기관장 인사 ‘장’이 설 것 같다”고 말했다.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은 정부가 출자해 설립하거나 상당수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정부 국정 과제와 각종 정책을 일선에서 시행한다. 예컨대 에너지 정책은 한국전력공사, 부동산 정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책 집행의 손발이 되는 식이다. 이런 점에서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가 공기업의 수장이 되는 것은 정책 추진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18일 김윤상 2차관이 주재한 재정집행 점검회의를 열어 “재정 350조4000억원, 공공기관 34조9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 공공부문이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75%를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입김이 세게 작용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를 단지 ‘보은’ 차원에서 자리에 앉혀 문제가 되곤 했다. 여야 모두 ‘알박기 인사’를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6월 공공기관장 임기를 현행 3년에서 2년 6개월로 줄이고, 대통령 임기가 종료할 경우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장 임기도 만료하는 내용의 공공기관운영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1월 대통령 임기 종료 6개월 뒤 해당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장 임기도 끝나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두 법안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기환(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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