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발굴하듯…40년전 본 사진 속 참상, 9m 그림으로 그렸다"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 50주년전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 전시전경. 신학철의 '일본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왼쪽), 김기라의 '눈이 멀고 벙어리인'. 사진 아르코미술관](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1/17/1364b893-6946-4816-8e78-7d3815c25cf5.jpg)
1980년대 한국문예진흥원 미술회관(지금의 아르코미술관)에서 우연히 본 사진자료집 속 참상을 그는 잊지 못한다. 40여년 만에 같은 장소에 그 사진을 크게 키운 그림을 그려 건 이유다.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유해를 발굴하는 것 같았다. 땅속의 죽음을 바깥에 모셔놓듯 정성을 들였다”고 말했다.
![신학철, 일본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 2023, 캔버스에 유채, 160x900㎝. 권근영 기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1/17/8f47a91d-c55a-4a6f-bf2b-695ffc63f34a.jpg)
1974년 서울 관훈동에서 ‘미술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한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전시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다. 다른 세대, 다른 작가들을 짝 지었다. 공동의 대주제를 두고 작가를 선정해 전시를 꾸리는 역할에서 미술관은 잠시 물러났다.
대신 과거 이 미술관과 인연을 맺었던 관계자들이 작가를 선정했고, 이렇게 선정된 이들이 교류하고 싶은 다른 세대 작가와 자율적으로 팀을 이뤄 새 작품을 만들었다. 박기원과 이진형, 서용선ㆍ김민우ㆍ이승주, 이용백과 진기종, 정정엽ㆍ장파, 조숙진ㆍ이희준, 홍명섭ㆍ김희라 등 9팀이 구성됐다. 공성훈ㆍ김차섭ㆍ조성묵 등 작고 작가 3인의 유작과 미발표작도 함께 선보인다. 3월 10일까지. 무료.
권근영(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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