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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고정형 주담대 인기…1%p 더 싸고, 더 세진 DSR 피한다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도 대출자의 관심은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으로 쏠린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앞. 연합뉴스.
회사원 박모(34)씨는 지난달 연 3.5%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로 갈아탔다. 지난해 8월 아파트를 사면서 30년 만기로 3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지 넉달여 만이다. 당시 4.5%였던 대출금리(고정금리)가 최근 3% 초ㆍ중반으로 내려가자 기존 대출금을 갚고, 갈아탄 것이다. 지난달 은행권은 한시적으로 대출금 중도상환에 수수료를 매기지 않아, 1.4% 내외 수수료를 떼일 걱정도 없었다. 박씨는 “이번에 대출 금리를 1%포인트 낮추면서 연간 이자를 207만원 정도 아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도 상당수 차주(대출자)의 관심은 고정(혼합형 포함) 금리형 대출상품으로 쏠린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최저금리 기준 1%포인트 가까이 낮기 때문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기준금리 보다 낮은 3.3% 대출금리
4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평균치)는 16일 기준 연 3.49~4.75%다. 이날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평균치(연 4.47~5.62%)와 비교하면 최저금리 기준 0.98%포인트 낮다. 특히 국민은행의 고정금리형 대출상품 최저금리는 기준금리(연 3.5%)보다 낮은 연 3.38%다. 고정금리가 연 3% 초반으로 떨어진 것은 월간 기준으로 2021년 9월 말(연 3.22~4.72%) 이후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해당 대출 상품을 찾는 차주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지난달 신규 대출자 가운데 96%가 고정금리형 대출 상품을 택했다”고 말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낮은 ‘대출금리 역전’ 현상에 따른 변화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형 대출 상품은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성을 은행이 떠안기 때문에 가산금리 등으로 더 비싼 이자를 받기 마련이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클 땐 6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형 대출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이런 대출 금리 공식이 깨진 데는 고정ㆍ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 영향이 크다. 최근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해 10월 26일 연 4.808%로 정점을 찍은 뒤 이달 16일 연 3.697%까지 밀려났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국내외 장기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다.

반면 변동금리의 준거 금리가 되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지수)는 한 달에 한번 발표된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한 달 전(4%)보다 0.16%포인트 하락한 3.84%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하다 지난달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2월 ‘스트레스DSR’ 시행도 변동금리 걸림돌
다음 달 26일부터 주담대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된 점도 고정금리형 주담대 매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한도를 위한 DSR을 산정할 때 금리변동 위험(리스크)을 미리 반영해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규제다.

다만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 수준이 낮은 금리 고정형(혼합형ㆍ주기형 대출 포함) 대출엔 완화된 가산금리를 적용한다. 사실상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차주 중심으로 스트레스 DSR로 대출 한도가 쪼그라들 수 있다.
스트레스 DSR도입에 따른 대출 한도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한층 강화된 스트레스DSR은 단계적으로 가산금리 폭을 늘린다. 올 상반기엔 산출된 스트레스 금리의 25%를, 하반기엔 50%를 적용한다. 100% 반영하는 것은 내년부터다. 또 같은 은행 안에서 증액 없이 대출상품을 갈아탄 경우도 내년부터 스트레스 DSR을 적용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계획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한동안 고정금리형 주담대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수 신한PWM 일산센터 부지점장(PB)은 “적어도 1년 정도는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낮은 고정형 대출 상품에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하반기엔 부동산프로젝트(PF) 부실 우려 등 신용리스크로 가산금리가 튈 우려가 있다”며 “차라리 3% 초반 고정금리로 묶어두는 게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미강 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도 “(금리 인하를 대비해) 변동금리형 주담대로 갈아탈 때도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된 후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지현(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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