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송파, 여선웅 분당…선배 텃세에 험지 가는 野청년들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최근 잇따라 험지에 도전하고 있다. ‘86세대’를 비롯한 현역 의원들이 각자 지역구를 꽉 움켜쥐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란 분석이 나온다.![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3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현안사항 제안 등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1/14/f3f3e4ec-43ad-4992-a141-dfe1008e7aa3.jpg)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8일까지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후보자로부터 검증 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청년 정치인들의 행보다. 여선웅(41)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경기 분당갑을 출마지로 정해 11일 적격 판정을 받았다. 분당갑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서울 송파을 출마를 선언한 박지현(28)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적격 판정을 받았다. 박 전 위원장은 당시 SNS에 “민주당의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 윤석열 정권의 교만함에 철퇴를 내린다는 의미를 줄 수 있는 곳이 송파라고 생각했다”고 썼다. 이 지역 현역은 최근 국민의힘 당무감사에서 현역 1위를 차지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동학(42) 전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은 인천 중·강화·옹진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이 지역 현역은 배준영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다. 이전에도 여당 소속 안상수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지냈다. 쓰레기 문제 책을 펴내기도 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주변에 ‘쓰레기 매립지가 있는 인천에 출마하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이해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2020년 4.15총선 투표일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결과 방송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뉴스1](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1/14/dad70141-5c75-4c4d-a546-0da93cef44af.jpg)
실제 민주당 청년 예비후보들은 지역구 선정에 애를 먹을 때가 많다. 최근 서울 종로를 출마지로 검증을 신청해 적격 판정을 받은 권지웅(36) 전세사기 고충접수 센터장도 이런 경우다. 권 센터장은 통화에서 “출마지를 정하지 못했는데, 검증 신청을 꼭 해야 한다고 해서 종로로 접수했다”며 “종로에 출마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권 센터장은 우상호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서대문갑 출마도 검토했는데, 지난 11일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이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하면서 고심이 커졌다.
다만 당내에선 “청년 신인 스스로 선배들과 맞붙으려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보수 강세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떨어져도 또 도전하다 보면 지역 분위기도 바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은 “특별당규상 청년 후보자가 출마한 지역은 경선이 원칙인데, 실제 공천 과정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런 당규부터 철저히 지켜져야 민주당 내 청년 정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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