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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동맹 연대 과정서 한ㆍ중 관계 불편…북핵 입장 조율돼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한국이 동맹과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관계가 다소 불편을 겪고 있다"며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한ㆍ중 간 입장 조율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도 양국 협력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며 "작은 일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북핵 문제 우리 기준 있어"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맞춘 우리의 생존 전략은 '자강'과 동맹을 토대로 한 '국제 연대'가 해답인데, 그래서 대미 관계가 강화되는 것이고 한ㆍ중 관계에서도 다소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국제 정세를 "장기적 게임"에 비유하며 "이 장기 게임에서 감수해야 할 단기적 비용을 우리 사회, 경제, 정치 시스템이 얼마나 감당해낼 수 있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취임사를 하는 모습. 뉴스1.

조 장관은 한ㆍ중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한 요건에 대한 질문에 "북한 핵 문제라든지 여러 선을 지켜야 할 우리만의 기준이 있는데, 그런 문제에서 입장 조율이 안 되면 갈등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이 최근 유엔 안보리 등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대놓고 두둔하며 비핵화 견인의 책임을 방기하는 현상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이날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북한을 향해선 "한ㆍ미ㆍ일 확장억제 강화에 불안감을 느끼고 3국 신뢰의 균열과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또 "한ㆍ중 국민의 상호 정서·인식이 몇 년간 극도로 악화하고 개선 조짐도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지만 한ㆍ중 간에는 협력 분야도 널려 있다"며 "기대 수준을 낮추고 작은 일부터 하나씩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신임 차관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강인선 2차관, 조태열 장관, 김홍균 1차관. 뉴스1.
"日 민간 기업 함께 배 타야"
지난해 3월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 조 장관은 이날 "현실적으로 유일한 해법"이라며 "여러 어려움에 봉착해도 그 해법을 기초로 문제를 풀겠다"고 강조했다.

해법의 완결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방법에 대해선 "한ㆍ일 관계의 개선 흐름을 타서 일본의 민간 기업들도 함께 배를 타는 마음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에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3자 변제'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민간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원을 마련해 징용 피해자에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대신 지급하는 방안이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지만, 피고 기업을 포함한 일본 기업의 참여가 전무한 데다 한국 기업의 참여도 지지부진해 재원이 고갈될 위기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외교부 순직자 명단에 묵념하는 모습. 뉴스1.

이날 취임사에서 조 장관은 "재임 기간에 'G7(주요 7개국) 플러스' 후보국 위상을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도 강조했다. "멀지 않은 장래에 G7 플러스 가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실현에 가시적 성과를 축적해 갈 것"이라면서다.

조 장관은 "우리 외교 정책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모범국인 G7 수준에 부합하는지, 국제 안보·평화의 수호자이자 대변인인 유엔 안보리 이사국 수준에 맞는지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뉴스1.
블링컨과 첫 통화…美는 대만 강조
조 장관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취임 인사를 겸한 첫 통화를 했다. 외교부는 "연초 서해 포병 사격을 포함한 북한의 위협에 대한 평가와 우려를 공유하는 한편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대러 무기 지원을 포함한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냈는데, 한국 발표에는 없는 "양 장관은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미ㆍ중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는 오는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 해협에서 긴장감이 높아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안 문제가 선거 막판 최대 이슈로 부각한 가운데 이는 40% 이상의 물동량이 대만 해협을 지나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한ㆍ미 장관이 한 목소리로 규탄한 북ㆍ러 군사 협력에 대해서 북한은 연일 발뺌하는 모양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1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담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산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미국의 비판에 대해 "일일이 논평할 필요가 없는 무근거한 비난"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대결에서 힘과 수가 딸린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 놓을 뿐"이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러ㆍ북 간 무기 거래가 사실인 점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박현주.심정보(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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