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퇴출한 군기반장 까르푸…고래 싸움에 웃는 진짜 승자는
까르푸, 펩시·레이즈·치토스 등 판매 중단
이번 조치에 대한 해석은 전문가마다 분분하다. 실뱅 샤를부아 캐나다 달하우지대 식품학 교수는 언론 기고문에서 “판매 중지 조치는 공급망에 대한 통제권을 쥐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액면 그대로 ‘소비자를 위한 행동’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까르푸의 경우 개인 상표가 붙은 제품(PB제품)을 이용해 펩시코와의 격차를 쉽게 메울 수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식품 공급망 전반에 걸쳐 경쟁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재료 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제조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가격을 올리거나 용량을 줄이거나 두 가지 방법뿐”이라며 제조업체들의 사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 상황서 유통업계 역할 필요하다” 주장 나와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계가 표면적으로 군기반장 역할을 할 경우 제조업체가 혁신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가격을 두고 제조-유통업계가 갈등할수록 소비자에겐 이득”이라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유통업계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한국은 소비자 단합력이 약하다 보니 유통업계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가공식품 742개 중 44.1%가 지난해보다 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그대로지만 양을 줄인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도 9건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자 정부는 슈링크플레이션 방지 제도화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격조사전담팀을 신설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용량 변경 정보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법적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이우림(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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