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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평화공존' 대북정책 초점 바꾸자는 주장…현실성은

한국 정부 비핵화 3단계 추진 '담대한 구상'과 맥락 달라 한미 당국, 당분간 외교 보다는 '확장 억제' 주력할 듯

'비핵화→평화공존' 대북정책 초점 바꾸자는 주장…현실성은
한국 정부 비핵화 3단계 추진 '담대한 구상'과 맥락 달라
한미 당국, 당분간 외교 보다는 '확장 억제' 주력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실질적이고 적극적이며 현실적인 방법으로 상호신뢰와 이해를 구축하는 새로운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를 모색해야 한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과 평화 공존 모색'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대북 정책 목적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비핵화에서 북한과 평화로운 공존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강조한 말이다. 라틴어인 '모두스 비벤디'는 분쟁 당사자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체결하는 잠정 합의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가 속한 연구소의 성격상 '평화'를 앞세우고 있지만 북한이 사실상 비핵화를 외면하고 핵고도화를 위한 질주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외교를 복원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거론하는 일각의 기류를 전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는 정책 당국 흐름과는 맥락을 달리한다. 특히 현재 한국 정부가 지향하는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축으로 하는 '담대한 구상'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순과 지향점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담대한 구상'의 이행은 ▲초기조치 ▲실질적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 등 3단계로 구분된다. 특히 초기조치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임하는 순간 실시되므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는게 조건이 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책 당국자들은 지난 30년간 지속돼온 북한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핵확장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현재 미국과의 외교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우리가 억제력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대답했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한 뒤 밝힌 결정 사항 중에서 대남정책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을 제시하면서 '남한 영토 평정을 위한 대사변 준비'를 지시했다.
또 '국가방위력의 급진적 발전' 방침도 천명함으로써 핵무력 증강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나아가 김정은은 지난 8∼9일 군수공장을 돌아보며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면서 '대한민국은 주적'이라고 규정하기까지 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국방 발전전람회 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한 언급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엄 연구원은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에 초점을 맞춘 한미동맹의 대북 접근이 북한의 위협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북한과 대화 기회를 차단하고 북한이 핵을 더 추구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은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해온 이슈다. 한국과 미국 정책당국은 한반도 주변 현 국제정세에 대한 판단을 기초로 현실적인 정책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과 미국 모두 민주국가에서 꼭 기회비용을 치러야할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인 만큼 폭발력이 큰 북한 정책를 관리하는 외교적 과제를 현실감있게 대응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lw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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