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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 분석해 범인 잡아내고, ‘보이는 112’로 신고자 위치 공유도

최귀원 과학치안진흥센터 소장. [사진 과학치안진흥센터]

2016년 보험금을 노리고 고향 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용의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질이 나빠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은 영상 분석 전문가가 용의자가 경찰에 출석할 당시 걸음걸이를 분석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해결될 수 있었다.

과학치안진흥센터가 각종 미제 사건을 해결한 이 같은 치안 기술을 고도화하고, 관련 장비 도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치안 현장의 과학기술적 지원 ▶치안 맞춤형 연구개발 사업 기획·관리 지원 ▶글로벌 치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치안 산업 생태계 구축 지원 등이다. 과학치안진흥센터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경찰청이 손잡고 2021년 발족했다.

과학치안센터에 지원되는 연구개발(R&D) 예산은 2015년 22억원에서 지난해 592억원으로 연평균 72.9% 늘어났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시민이 112로 범죄를 신고하면 문자로 전송된 링크를 눌러 자신의 영상과 위치를 경찰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보이는 112’가 대표적이다. 보이는 112는 지난해부터 전국 시·도 경찰청에서 쓰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지문을 인식한 뒤 1분 이내에 신원을 확인하는 시스템, 소형 드론으로 순찰차 주변을 따라다니며 영상을 찍고 범죄자 동선을 파악하는 기술도 속속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고무 플라스틱 총알도 개발했다. 사람이 맞아도 크게 다치지 않은 저위험 권총으로, 조만간 전국 경찰서에 보급될 예정이라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과학기술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과학치안진흥센터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서는 개 모습을 한 4족 보행 로봇을 임대해 순찰 업무에 활용한다. 싱가포르에서는 무인 정찰 로봇을 활용해 자전거 불법 주차 등을 단속하고 있다.

KIST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뒤 초대 소장을 맡은 최귀원(사진) 과학치안진흥센터장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10년 이상 미제로 남았던 강력 사건도 속속 해결되고 있다”며 “이제는 수동적인 대응보다는 경찰이 데이터를 활용해 사건·사고를 능동적으로 사전 예방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김민상(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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