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공백·고령 리스크 우려?…백악관 '오스틴 실종' 진화 총력
미국 역사상 최고령인 81세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깜깜이 입원’과 이에 따른 안보 공백 논란에 휩싸인 70세 국방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에 선을 그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에 논란이 복잡한 양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시도란 해석이 나온다.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8일(현지 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하는 비행기 내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사는 오스틴 장관의 건강 회복”이라며 “오스틴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지금까지 보여준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는 것 외에 다른 계획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이 투명성 부족에 대해 주인 의식을 갖고 대처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이른바 ‘국방장관 실종’ 논란보다는 이를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오스틴 장관의 사후 대처에 의미를 뒀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이 오스틴 장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대통령이 토요일(6일) 오스틴 장관과 통화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세계의 경찰’로 불리는 미군을 총괄하는 오스틴 장관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수술과 입원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긴박한 안보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마저 최소 나흘간 국방장관이 사라졌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22일 ‘미상의 병’으로 수술을 받고 다음날 퇴원했다. 그러다 지난 1일 오후 합병증으로 추정되는 심한 통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 이날까지 8일째 퇴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놓고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스틴 장관은 부적절한 업무 행위와 직무 유기로 즉각 경질돼야 한다”며 “그는 1주일간 실종상태였는데도 상관인 부패한 조 바이든을 포함해 누구도 그가 어디 있었는지 몰랐다”고 비판했다. 미 하원 마이크 로저스 의원(공화당)과 아담 스미스 의원(민주당)도 “가능한 빨리 추가 세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의회 차원의 초당적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백악관은 해당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일단 침묵 기조로 일관했다. 그러나 백악관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스틴 장관의 보고 누락 등에 대해 크게 화를 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이어지는 등 부정적 여론이 급속하게 확대됐고, 결국 주말 내내 침묵했던 백악관은 월요일 오전부터 공식 창구를 총동원해 적극적인 수습 모드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센터 부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안보는 대통령이 매일 국방 장관과 소통해야 할 정도의 시급한 상황인데도 며칠 간 백악관이 국방장관의 부재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국방장관이 건강 문제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기간이 있었다는 사실은 물론, 백악관이 이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결코 발생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강태화(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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