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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제조업 승부수'…전방위 무역 전쟁 위험 초래 양상

美·EU와는 첨단 고가 제품 분쟁…개도국과는 저가 제조업 갈등 고조 '中 전기차·철강 vs 유럽 브랜디' 반덤핑 조사…개도국, 中에 보호무역주의 강화

시진핑의 '제조업 승부수'…전방위 무역 전쟁 위험 초래 양상
美·EU와는 첨단 고가 제품 분쟁…개도국과는 저가 제조업 갈등 고조
'中 전기차·철강 vs 유럽 브랜디' 반덤핑 조사…개도국, 中에 보호무역주의 강화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조업 승부수'가 서방 선진국은 물론 신흥 개발도상국들과 '무역전쟁' 위험으로 치닫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진단했다.
중국이 전기자동차·동력 배터리·태양광 패널 등 첨단 고가 제조업 분야에선 미국·유럽 등과 갈등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으며, 구리·리튬·희토류 등 광물 채취를 포함한 제조업에선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터키 등과 무역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분 1 수준이던 부동산 분야가 이제 성장의 걸림돌이 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제조업에 사활을 걸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일본 부동산 버블과 같은 사태를 우려한 중국 당국의 강한 단속을 배경으로, 부동산 개발 분야 선두권인 헝다(에버그란데)에 이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의 도산 위기 속에서 중국은 제조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GDP에서 제조업 비중은 2011년 최고였지만 2015년 서비스업에 밀려났다. 이는 국가 경제 발전에 따른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중국 당국은 최근 이에 역주행 중이다.
각종 경제·안보 이슈로 미중 관계가 불안정한 가운데 수출이 줄고 부동산 시장 위기와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다시 제조업 강화로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주민 전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중국의 경제 성장 모델이 '투자+주택+수출'에서 '내수+제조+탄소 중립' 중심으로 옮겨가는 중이며 이는 장기적이고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시 주석 역시 제조업을 '중국의 생명선이자 기초'로 인식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제조업 드라이브는 이미 여러 곳에서 암초를 만나는 형국이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중국이 수년 동안 CATL(닝더스다이)과 BYD(비야디) 등 전기차와 동력 배터리 분야에 시행해 온 '불공정 보조금 혜택'을 문제 삼아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 중이다.
EU는 중국 당국이 수년 동안 전기차와 동력 배터리 분야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왔고, 전기차 구매세 면제 등 보조금을 줘온 걸 문제 삼고 있다. EU는 이외에 중국산 철강과 플라스틱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EU는 중국발(發) 통상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통상위협대응조치'(Anti-Coercion Instrument·이하 ACI)를 지난해 12월 27일부터 본격 시행했다.
ACI는 EU와 회원국에 대해 제3국이 '통상 위협'을 가한다고 판단되면 역내 투자 제한, 배상금 부과 등 맞대응 조치를 신속히 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지난 5일 전격 발표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EU가 반보조금 조사를 벌이고 프랑스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과 EU 간에 무역전쟁 막이 올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중국과 서방의 '디리스킹'(위험 제거 등) 분쟁이다.
중국이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기술 등을 첨단 무기 제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 미국은 해당 기술의 중국 이전을 원천 차단하는 디리스킹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반도체 칩은 물론 제조 장비 수출, 해당 분야에 대한 돈 줄까지 차단하는 철통 봉쇄에 나섰다.
EU도 중국의 첨단기술 무기화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거쳐 디리스킹을 본격화할 기세다.
중국은 서방의 디리스킹에 맞서 그동안 해온 대로 갈륨·게르마늄·희토류 등 첨단 반도체 제조 핵심 광물 수출을 통제하면서 대응 수위를 높일 심산인 듯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저가 제조업을 유지하려 하면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 개도국들 입지가 좁아져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서방의 첨단 산업을 유치하려는 터키와 인도 등이 중국을 겨냥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제조업 승부수가 효과를 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매기 웨이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배터리·태양광 패널 등 중국 당국의 3대 역점 산업이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가솔린 자동차 생산 감소를 상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2023년부터 2029년까지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0.5% 포인트(p)씩 감소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중국 승부수가 통하려면 첨단 소재·로봇공학·생명공학 등 첨단 제조업이 광범위하게 발전해야 하며, 무역분쟁 등을 고려할 때 내수가 상상 이상으로 커져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연구책임자인 아서 크로버는 "작금의 정책대로라면 중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은 차후 10년간 3∼4% 수준일 것"이라면서 "문제는 중국 상대국들이 보호무역주의로 반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인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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