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들 대단" 日항공기 379명 기적의 탈출…90초 룰 덕 컸다
“기적의 탈출”. 지난 2일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에서 발생한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 간 충돌 사고 직후 불타는 여객기에서 승객과 승무원 379명이 모두 무사하게 탈출한 것을 두고 나온 외신 반응이다. 3일 BBC는 “기체 크기와 탑승자 수를 고려하면 전원 대피는 정말 기적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단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타박상 등 부상자도 14명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전원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90초 대피훈련’ 덕분이란 평가도 나왔다. 3일 아사히신문은 “여객기 승무원은 연 1회 여객기 기체에서 승객 전원을 90초 이내에 탈출시키는 훈련을 한다”며 “거의 만석인 JAL 여객기에서 희생자가 나오지 않은 건, (훈련 내용에 따라) 기장·승무원·승객이 침착하게 행동한 결과”라고 짚었다.
다만 일부 승객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내에서 자세를 낮추라는 지시는 있었지만, 혼란스러운 와중에 도망치라는 명확한 안내는 없었다”며 “(승무원들의 유도가 아니라) 앞사람을 따라간 덕분에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제관 지시 착각해 사고났나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항공관제관의 지시를 착각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 등을 집중 보도했다. NHK는 일본 국토교통성 관계자를 인용해 “관제관이 JAL 여객기에 활주로 진입 허가(착륙 승인)를, 해상보안청 항공기에는 활주로 진입로 앞까지 주행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런데 해상보안청 항공기의 기장은 사고 직후 “이륙 허가를 받았다”며 관제관 지시에 따라 활주로에 진입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관제관 지시를 오인해 활주로에 진입하면서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단 얘기다.
이날 국토교통성이 공개한 교신 기록에서도 이런 정황이 나왔다. 국토교통성은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대해선 활주로 진입을 허가한 기록은 없다"며 "활주로 정치 위치는 어디까지나 유도로를 가리키는 것으로, 교신기록상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대한 이륙 허가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기장을 제외한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5명은 모두 숨졌다. 이 항공기는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 반도에서 발생한 강진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니가타(新潟) 공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연말연시에 사고까지 겹친 하네다 공항에선 이번 사고로 결항편이 급증하면서 비행기를 놓친 사람들로 이틀째 북새통을 이뤘다. 일본 도쿠시마(徳島)현에 거주하는 70세 여성은 NHK에 “하네다에서 하와이로 가려다가 결항되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고 여객기가 출발했던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신치토세(新千歳) 공항도 무더기 결항 탓에 200여명이 공항에서 밤을 새웠다고 방송은 전했다.
김상진(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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