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대게, 썩은 것 아니다"…전문가가 밝힌 '검은 점' 정체
![지난달 23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썩은 대게' 관련 사진. 유튜브채널 '입질의 추억' 캡처](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1/03/f08950bf-0470-4f26-b861-448f3413658c.jpg)
어류 칼럼니스트 김지민씨는 2일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을 통해 지난해 연말 논란이 됐던 ‘노량진 썩은 대게 사건’에 대해 다뤘다. 김씨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썩은 게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A씨가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사 온 게가 썩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A씨는 “친구와 노량진수산시장에 구경 삼아 다녀오겠다더니 3시간쯤 뒤 검정 봉지 3개를 들고 집에 왔는데 봉지에서 생선 썩은 듯한 비린내가 진동해서 뭔가 봤더니 대게 다리를 산 거란다. 하지만 물건을 꺼내 보고 경악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 대해 김씨는 “대게 다리 전체가 까맣다기보다는 갈라진 틈 부분, 바깥 공기와 맞닿는 부분과 관절 부분이 까맣다. 공통점은 산소가 드나들고 맞닿는 부분이다. 한 마디로 산화의 흔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흑변 현상이라고 한다”며 “대게를 많이 먹는 일본에서도 한창 문제 됐다가 오해가 풀린 사건”이라고 했다.
대게나 킹크랩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이라는 물질을 갖고 있다. 티로신이 체액과 피에 들어있는 티로시네이스라는 화합 물질과 산소를 만나 산화가 일어나면 멜라닌 색소 침착 현상이 나타난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대게 흑변현상 원인.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1/03/2a74a59a-672b-4186-96ae-cfc1af749964.jpg)
다만 대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인들도 흑변 현상을 모를 수 있다고 한다. 김씨는 “평생 대게를 팔아도 모를 수 있다. 대게를 수조에 넣고 95% 이상은 산 채로 판매한다. 손님이 찾으면 수조에서 꺼내 바로 찜통에 찌기 때문에 흑변 현상을 볼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문제가 된 대게가 산소와 맞닿는 부위가 넓은 ‘절단대게’였던 점, 해당 손님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점 등을 이유로 흑변현상이 빠르게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실온이 높으면 2~3시간 만에 까맣게 된다. 특히 절단 대게는 찌지 않은 상태로 두면 흑변 현상이 빠르게 일어난다”며 “학생이 1시간 이상 정도 걸려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한다. 추정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에) 난방을 많이 틀어놔서 흑변 현상을 촉진했을 수도 있다. 혹은 시장에서 이미 흑변 현상이 있었는데 못 보고 샀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1/03/15fbe830-7e49-4c66-9096-10fe41d9c322.jpg)
끝으로 김씨는 “흑변 현상은 신선도에 문제가 없다. 외관상으로 안 좋아 보일 뿐이지, 맛을 변질시키지도 않는다. 적어도 시커멓게 된 건 썩은 게 아니고 흑변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배재성(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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