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용, 여성으로 버텼다…늘어난 취업자의 94%가 여성
지난해 증가한 취업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20~40대 핵심 노동 연령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면서 고용시장 충격을 완화했다.
취업자 증가분 94.3%가 여성 차지
30대로 한정해서 보면 지난해 1~11월 남성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만명 감소했는데 30대 여성은 9만3000명 증가했다. 40대에선 남성 취업자 6만8000명이 감소할 때 여성은 1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자리 주축으로 불리는 30~40대에서 취업자 수 변화가 극명히 갈렸다. 경력단절 이유로 지적돼온 결혼·출산이 줄면서 고용시장에서 이탈하는 여성이 감소했고, 코로나19 확산 때 육아 등을 위해 경력을 중단했던 여성이 대거 복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취업자 수 증감이 아닌 고용률로 따져 봐도 남녀의 명암이 확실했다. 남성은 감소(-0.3%)한 반면 여성은 증가(2.3%)했다. 이처럼 지난해 고용시장의 증가세는 절대적으로 여성에 의존했다. 12월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연말에도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11월의 남녀 고용시장 추이가 12월에도 비슷하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고령화가 점차 빠르게 진행하면서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40년 2852만명으로 20년 새 24% 급감할 것이라 내다봤다. 일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보니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노동시장이 유지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여성 취업과 저출산 딜레마
불과 5년 새 8.8%포인트 차이가 벌어진 건 자녀 수 때문이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2017년 30대 초반이었던 여성 중 자녀가 있는 비중은 46.9%였으나, 2022년엔 32.3%로 14.6%포인트 낮아졌다. 8.8%포인트의 경제활동참가율 중 5.5%포인트가 ‘자녀 있는 여성 감소’에서, 나머지 3.9%포인트는 자녀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가 원인이다.
“여성 고용-출산의 반비례 관계 깨야”
김지연 KDI 부연구위원은 “출산과 경제활동참여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여전한 상황인데 이 둘이 반비례가 아니라 함께 올라가야 한다”며 “업무 효율화를 통한 노동시간 단축, 유연근로 활성화 등 노동개혁을 통해 육아와 근로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호(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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