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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뛰어넘으려는 통신3사…당국은 "통신비 내려라" 압박 [팩플]

이동통신 3사. 연합뉴스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통신 외 먹거리 확보를 위한 탈(脫)통신 전략을 강조했다. 2일 공개한 신년사를 통해서다. 지난해 생성 인공지능(AI)으로 통신 본업과 신사업 모두를 혁신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올해는 빠르게 이를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속도감 있는 AI 전략’, KT는 ‘디지털 혁신’, LG유플러스는 ‘플랫폼 확대’를 각각 키워드로 내세웠다.

무슨 의미야
IT 기업들이 앞서간 AI 분야에서 통신 기업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올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선다. 통신사들은 수년간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기반 기술을 개발해왔다. 유영상 SKT 대표는 “급격한 기술 변화로 올해는 지금까지 겪어왔던 것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며 “다만 구성원들이 이 위기를 넘어 머지않은 미래에 SKT를 글로벌 최고 수준 AI 컴퍼니로 이끌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3사의 전략은?
통신3사 모두 AI를 탈통신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세부 전략과 추진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 SKT는 “그간 추진해온 ‘AI 컴퍼니’로의 변화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한 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조직 개편까지 끝낸 만큼 올해는 이를 실행할 일만 남았다는 것.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부터 ‘에이닷(A.)’ 같은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유 대표는 “고객 지표, 매출, 영업이익 등 AI를 활용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해까지 ‘디지코(통신만 하는 회사가 아닌 디지털플랫폼기업)와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강조했던 KT는 올해 신년사에서 명시적으로 이 키워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영섭 대표는 새로운 경영키워드로 ‘디지털 혁신 파트너’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IT 전문성을 강화해 과거 통신기술 중심 사업 구조를 뛰어넘어 정보통신기술(ICT)전문기업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현모 전 대표가 강조했던 디지코와 단어는 다르지만, 사실상 유사한 내용이라는 평가다.

◦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디지털혁신 역량 강화를 통해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에 특화된 AI 모델 익시젠(ixi-GEN)을 통신 및 플랫폼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에 LG유플러스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이다. 황 대표는 "기존 통신 고객 데이터와 플랫폼 사업에서 발생하는 행동 데이터를 연계해 새로운 사업을 고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여건은 어때
통신사들이 AI 기반 기술·사업에 주력하려면 본업인 통신이 안정적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 5G 요금제가 LTE보다 ARPU가 높다.

지난해 정부 요구로 출시한 5세대(5G) 중간요금제 도입 효과도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기존 요금제에서 중간 요금제로 이동이 늘면 통신사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말 발간한 ‘2024년 이렇게 달라집니다’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와 협의해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유진(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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