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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만난 엄마, 15년 간병한 딸…"이런 효녀 없다" 찾아온 기적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15년간 어머니를 간병하던 딸의 임대주택 퇴거 조치를 막는 방안을 대전도시공사에 권고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청소년 마약 예방 교육 실효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 브리핑을 하던 김 부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10살 때 헤어진 뒤 40년 만에 만난 장애인 어머니를 15년간 병간호한 딸이 임대주택 퇴거 위기에 몰렸다가 구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일 어머니가 사망하자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같이 살던 딸에게 임대주택에서 나가라고 요청한 대전도시공사에 "딸 이름으로 임대주택 명의를 변경하라"고 권고했다. 딸의 명의로 변경해 임대주택 거주 및 상속을 허용하라는 취지다.

권익위는 그 근거로 15년간 어머니의 병원비를 지출한 딸의 신용카드 내역과 병원에 동행했던 교통카드 내역, 이웃 주민과 병원 관계자의 진술을 들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조사에 응해준 모든 분이 입을 모아 ‘어머니를 진심으로 아끼는 효녀였다’고 말해줘 구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A씨는 1968년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다. 기초 생활 수급자로 영구 임대주택에 거주하던 어머니와 가끔 연락은 했지만 별다른 교류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40년이 지난 2008년, A씨는 "어머니가 뇌경색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같이 살기 시작해 지난해 9월 어머니 사망 전까지 약 15년간 간병했다. 10살 때 헤어져 장년이 된 뒤 다시 만난 어머니와 매번 병원을 같이 갔고 식사도 손수 준비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이미 어머니는 뇌 병변까지 앓아 지체 장애가 있던 상황이었다.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씨의 사정이 넉넉했던 것도 아니다. 일용직 일자리 등을 통해 올리는 부정기 수입 정도였다. A씨는 어머니와 함께 살며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자신의 소득이 더해질 경우 어머니가 기초수급대상자에서 제외돼 영구 임대주택에서 쫓겨날까 우려했다고 한다. A씨는 어머니가 사망한 뒤 임대주택 명의 변경을 신청했고 대전도시공사가 거부하자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에 고충 신고를 했다.



겨울이 다가오고 A씨가 퇴거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권익위는 서둘러 움직였다. 조사관들은 A씨의 신용카드와 교통카드 내역, 이웃 주민과 경비원, 병원 관계자까지 찾아가 A씨가 어머니와 살며 간병을 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A씨의 지출은 대부분 병원비였고, 사용한 지역도 모두 임대주택 인근이었다. 권익위 조사관을 만난 이들은 “A씨는 어머니를 진심으로 아끼던 효녀였다”고 했고, 병원 관계자들은 “매번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지난달 대전도시공사에 A씨의 이름으로 임대주택 명의 변경을 권고했고, 대전도시공사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의 형제자매들도 임대주택 명의 변경 및 상속에 동의했다고 한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뇌경색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15년간 간병하며 거주한 딸에게 임대주택 승계가 가능함을 확인해 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형식적인 법 논리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국민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박태인(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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