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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만난 尹 “노동 메시지 잘 못하면 파장”…재계 “규제혁신 기대”

“노동 관련 메시지는 잘못 발신할 경우 너무 파장이 크기 때문에 정확하게 문제를 진단하고, 정확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4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앞서 경제계 인사들과 비공개 차담회를 가지며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중 특히 노동개혁의 속도를 높여달라고 재계가 강조하자 나온 윤 대통령의 답변이다. 노동개혁의 과단성보단 빈틈없는 추진을 더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국민과 노동계에 전달하는 방식도 세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1962년부터 열리고 있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400여 명이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신년 행사다. 이날 행사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심팩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이 참석했다. 또 이재용 삼성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주요 대기업 기업인들도 총출동했다. 공개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과 주요 경제단체장, 기업인은 약 15분 동안 비공개 차담회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차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정말 올해 잘해봅시다”라며 경제인들을 격려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경제가 잘됐으면 좋겠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업 프렌들리’하게 돕겠다”라고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 얘기도 나왔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날(1일) 인천국제공항 제1화물터미널을 찾아 올해 첫 항공화물 수출 현장을 둘러봤다며 “수출 품목의 대다수가 반도체던데, 반도체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수출용 물류창고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물류창고가 그렇게 큰 지 처음 알았다”고 말을 보탰다고 한다. 방 장관은 “여러분이 제품을 만들어주면 배든, 비행기든 태우는 건 충분하니까 열심히 만들어달라”며 기업인들에게 농담처럼 신년 덕담을 했다고 한다.




최근 대법원이 ‘연장근로 시간을 따질 때 하루 단위가 아닌 일주일 단위로 합산해 계산해야 한다’고 판결한 52시간제와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중소기업들은 52시간제 문제에서 좀 숨통이 틔였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확실히 중소기업들에게 대안이 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장관은 “대법원 판결에 준해서 노동시간과 관련해 대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어진 공개 행사에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저출산, 생산인구감소, 지역소멸위기, 기후문제와 같이 수많은 문제가 우리 앞에 있다. 우리 기업들은 ‘사회문제 해결이 곧 경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혁신한다면,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통해 적극 지원해달라”고 강조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대통령께서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하는 기업인들을 업고 다니시겠다고 하셨는데 내년 이맘때쯤 허리가 좀 뻐근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난해 대내외 환경이 어려웠지만, 대통령님의 열정 어린 경제 세일즈 외교는 많은 성과와 함께 기업들도 큰 용기를 얻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새해 경영방침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영도 매니지먼트(관리)도 ‘튜닝’을 잘해야겠다”고 말했다. ‘튜닝’에 대해선 “정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라며 “누구를 자른다는 말이 아니고, 하모니(조화)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최 회장은 연임 의사에 대해선 “하라면 더 해야지”라고 답했다.



윤성민.김한솔(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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