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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시장서 도전받는 달러…석유거래 20%, 다른 통화로

주요 신흥국 일부, 미국 의존도 낮추려 달러 거래 줄여 "달러 지배 바뀌기 어렵지만 제재 등 효과는 떨어질 가능성"

원자재 시장서 도전받는 달러…석유거래 20%, 다른 통화로
주요 신흥국 일부, 미국 의존도 낮추려 달러 거래 줄여
"달러 지배 바뀌기 어렵지만 제재 등 효과는 떨어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올여름 인도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석유를 구입하면서 자국 화폐 루피로 대금을 지불했다.
중국은 올가을 브라질로부터 펄프를 도입하면서 최초로 현지 통화(local-currency)로 거래했다.
또 파키스탄은 올해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면서 중국 위안화로 지불하기 시작했는데 JP모건에 따르면 이런 움직임은 달러 부족에서 비롯된 면도 있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위상이 도전받고 있으며 특히 석유 시장에서는 거래의 약 20%가 다른 통화로 이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주요 신흥 경제국 일부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달러화 없이 원자재 거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제재와 다른 규제에 직면한 러시아와 이란은 대체 통화를 통한 석유 거래를 강화하면서 종종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국과 인도 등에서 고객을 찾고 있다.
현재 석유를 제외한 다른 주요 원자재 부문에서는 이러한 흐름은 덜하다. 하지만, 브라질과 UAE,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최근 무역에서 달러화를 기피하는 조처까지 취했다.
JP모건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나타샤 카네바는 "미국 달러가 원자재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세계 석유 중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사고파는 비율이 약 20%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에는 대략 12건의 주요 원자재 계약이 달러가 아닌 통화로 결제됐다.
이런 사례는 지난해에는 7건, 2015~2021년에는 2건에 불과했다.
원자재 시장에서 달러가 중심 역할을 차지한다는 것은 세계 무역과 금융에 대한 달러의 광범위한 지배력의 한 단면이다.
달러 통제는 미국이 세계의 감시자 역할을 하는 데도 기여했다.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하겠다는 위협이 상당한 효과를 가져온 데 따른 것인데, 결국 달러 지배력이 약화하면 이러한 위상도 축소될 수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은 러시아 자산 동결과 유가 제한, 그리고 달러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러시아 은행을 차단하는 식으로 제재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는 대체 채널을 찾았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도 미국이 미래에 유사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달러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이미 의향을 내비쳤듯 원유를 다른 통화로 판매하기 시작하면 훨씬 더 큰 변화도 가능하다.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사우디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고 두 나라 간 정치적 유대도 더 강화됐다.
그러나 석유 시장에서 달러의 중심 역할이 흔들리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은 2018년 위안화로 표시되는 석유 선물시장을 만들었지만, 거래는 대부분 자국 기업으로 한정되는 등 이전의 몇 차례 시도는 무위로 돌아간 바 있다.
걸프 국가들이 거래에 현지 통화를 사용하더라도 UAE 디르함과 사우디 리얄화는 미국 달러와 연동하는 고정환율제(달러 페그)에 묶여 있다.
또 러시아 석유회사와 그 고객들은 루피 및 위안과 관련해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결국 인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IOCL은 최근 달러로 지불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잭슨은 달러 지배 시스템이 수십 년 유지돼 바뀌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런 일이 계속되면, 미국의 제재와 달러 기반 시스템상 배제 위협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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