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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하게 입었네" 몸 더듬었다…초교 밴드부 30대 강사가 한 짓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30대 방과 후 강사 성추행 혐의 입건
전북 한 초등학교에서 30대 방과 후 강사가 수년간 여학생 여럿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도내 한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 A씨(30)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해당 학교에서 밴드부를 지도하며 3~6학년 여학생 6명을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추행 의혹은 지난달 27일 한 학생이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며 불거졌다. 피해 학생 부모는 이튿날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A씨는 수업 중 쉬는 시간이나 악기를 준비·정리할 때 여학생에게 접근해 수시로 몸을 만지거나 껴안았다는 게 학부모 측 주장이다. 고소장엔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경찰청 전경. 연합뉴스
"마라탕 먹고 스티커 사진 찍어"…사적 만남도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한 학생에게 "○○야, 오늘 야하게 입었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학생들이 악기를 연습하는 동안 피해 학생을 본인 무릎에 앉히고 옷 속에 손을 넣어 배와 가슴을 만졌다는 주장도 있다. A씨는 쉬는 시간 강당 내 방송실 등에서 누워서 쉬는 학생 옆에 누워 껴안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또 A씨가 여학생 치마와 바지 속에 손을 넣어 특정 부위를 만지거나 학생 손을 A씨 바지에 넣어 몸 일부를 만지게 했다고 학부모 측은 주장했다.

A씨가 일부 학생과 학교 밖에서 사적으로 만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5~7월 주말 등에 학생 2~3명을 불러내 영화관에 가거나 스티커 사진을 찍고 마라탕을 먹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만화카페에선 한 학생이 화장실에 간 사이 다른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포함됐다.

경찰 수사 착수 이후 해바라기센터 상담사가 '왜 처음에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한 피해 학생은 "처음엔 실수인 줄 알았어요"라고 답했다. 피해 학생끼리 A씨 추행 장면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추행할 것 같은 상황이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몸 만지는 손을 꼬집고 비틀었다고 한다. 저학년 학생이 A씨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고학년 학생들이 그 학생을 막아 못 가게 했다고 학부모 측은 전했다.

경찰 로고. 연합뉴스
학부모 "연주회 자랑스러워했는데…가슴 아파"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A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A씨를 1차례 불러 조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일부 혐의는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 부모 B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달 밴드 연주회를 자랑스러워하며 즐겁게 봤던 일이 너무 후회된다"며 "아이들이 그런 일을 당하며 고민하고 견디는 시간이 그 뒤에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학부모 측은 해당 학교 외에 성추행 피해가 더 있는지 A씨가 그간 활동했던 모든 학교를 조사해 달라고 교육청에 요구했다. 한성하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관할 교육지원청 주도로 조사를 마쳤고, 추가로 '유사한 일이 있었다'는 일부 학생 진술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교육청은 피해 학생 상담과 심리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김준희(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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