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전쟁 변곡점 맞나…이집트 꺼낸 종전안 들여다보는 이·팔
이스라엘이 중재국 이집트가 제시한 가자지구 종전안을 검토하면서 이·하 전쟁의 국면이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압력이 이어지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고강도 공세에서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이스라엘 군이 그간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고강도 공세를 통한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다고 보고 이제는 하마스 전복을 목표로 한 저강도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사전 작업으로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병력 감축, 분리 장벽 완충지대 폭 1㎞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 지도부까지 완전히 뿌리뽑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을 각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접경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북부의 하마스 대대 해체를 거의 완료했다”며 “몇 달이 걸리든 하마스 지도부에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 테러 조직 해체에 마법 같은 해결책과 지름길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스라엘 군이 장기전에 돌입한 배경에는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 고강도 폭격을 완화하라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요청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과의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 장관이 저강도 작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그는 이번 방미 기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전쟁 규모 축소와 종전 후 미래 구상에 대해서도 회의할 예정이다.
종전안 두고 이·팔 모두 고심
막대한 민간인 인명 피해로 휴전에 대한 국제 사회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각은 이집트가 제시안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시내각은 전날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26일) 밤 그보다 확대된 안보내각 회의를 연다. 중재국 이집트가 제시한 3단계 종전안은 차례로 ▶2주간 휴전▶가자지구 긴급 안보 정부 수립▶전면 휴전이란 단계를 밟는다. WSJ은 “확대 회의 개최는 종전 논의가 한 발 진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관련 입장을 표명할 때까진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전시내각 핵심 구성원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야당인 국가통합당 베니 간츠 대표의 대변인은 이집트 중재안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참여하는 전후 계획에는 반대한다. 이번 확대 안보내각에선 종전안에 대해 표결도 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측도 종전안 논의에 나섰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조만간 이집트 중재안을 논의하기 위해 카이로에 대표단을 파견할 방침이라고 아메드 마지달라니 PLO 집행위원이 전했다. PLO는 유엔에 팔레스타인 대표를 파견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팔레스타인 정파다. 여기엔 하마스 조직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문상혁(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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