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김부겸 회동…"이재명, 한동훈 맞서려면 통합 나서야"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만나 공천 잡음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의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후원의 날' 행사장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원로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12/24/f00e64c0-1cd9-4637-9eaa-1bb6339d3973.jpg)
이날 회동에 배석한 양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합을 위해선 당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데 공감했다”며 “결국 이재명 대표가 변화된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미 김부겸 전 총리는 지난 20일 이 대표를 만나 “당을 위해서 더 큰 폭의 행보를 해달라”고 당부했고, 정세균 전 총리는 오는 28일 이 대표와 회동을 앞두고 있다.
이날 오전 광화문 모처에서 이뤄진 두 전직 총리의 조찬회동에선 최근 민주당의 공천 논란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한다. 양측은 “최근 예비후보 검증 단계에서도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는데 그러면 당연히 향후 공천 과정에 대해서도 시비가 생길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당 시스템을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최근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공천 학살”이란 반발이 불거진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전 시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시흥을의 현역 의원은 친명계 핵심인 조정식 사무총장이고, 최 전 시장은 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한준호 의원의 지역구인 고양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당 이의신청처리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에서 이들의 이의신청까지 기각했다. 회동에 배석한 관계자는 “정·김 전 총리 모두 당의 분열을 가장 우려해왔는데 공천 잡음이 커지면 결국 당이 깨지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가장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되는 것과 맞물려 민주당으로선 통합에 강하게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 신당 창당행보에 나선 이낙연 전 대표를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대표 측이 이 전 대표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두 전직 총리는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를 띄워서 역동적으로 혁신에 나설테니 민주당은 다 끌어안고 통합을 해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인식에 공감했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하기 전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강정현 기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12/24/e8861d90-eb8c-4bdf-84bd-9b06fd2605e8.jpg)
양측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한 당내 비난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당의 원로이자 당 대표와 총리까지 지낸 선배 정치인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취지였다. 최근 친명계 3선 중진인 김민석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전형적인 사쿠라(변절자) 노선”이라고 비판하는 등 당에선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두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는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행도 동의하지 않지만 이 전 대표를 고립시키려는 일부 친명계의 언행도 옳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선 이낙연 전 대표까지 포함한 문재인 정부 전 총리 3자 회동 추진 이야기도 나왔다. 회동에 배석한 관계자는 “28일 정세균 전 총리가 이 대표와 회동을 하니 이후에 필요하면 세 명이 만나야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다만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계획에는 여전히 부정적이며 ‘3총리 연대설’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 입장이라고 양 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위문희(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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