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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와도 녹록지 않은 삶…탈북민 절반 "생활비 100만원 미만"

서울에 사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상당수가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 달 생활비가 ‘100만원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탈북민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 19일 숨진 채 발견된 북한이탈주민 김모(49)씨의 집 문에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붙어 있는 모습. 김씨에 대한 무연고 장례는 지난해 12월 치러졌다. 나운채 기자
서울 탈북민 10명 중 7명가량 ‘생활고’
24일 서울연구원(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서울에 거주 중인 탈북민은 6473명이다. 전국 탈북민(3만1362명)의 20.6%를 차지하는 규모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 1월 16일까지 서울에 사는 만 19세 이상~60세 미만 탈북민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7명가량(69.4%)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어려움이) 매우 자주 있었다’가 26.7%이고, ‘가끔 있었다’는 42.7%였다. 또 절반 이상(58.7%)이 한 달 생활비로 ‘100만원 미만’을 쓰는 거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지난해 1인 가구 월평균 소비 지출(155만1000원)보다도 적은 수치다.

응답자 절반 가까이 '100만원도 못 번다'
탈북민 응답자 중 37.7%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나타났다. 한 달간 수입이 전혀 없거나 100만원 미만인 경우가 절반 가까운 46.7%에 달했다.

주거 형태는 대부분 임대주택이었다.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사무소인 ‘하나원’ 등으로부터 배정받은 공공임대주택에 응답자의 46.3%가 그대로 머물고 있었다. 본인 명의 집에 사는 경우는 5.7%에 불과했다. 나머지 28.7%는 월세로, 13.7%는 전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북한이탈주민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생활고 겪던 탈북민 숨진 채 발견
탈북민의 생활고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양천구에선 2002년 탈북한 김모(사망 당시 49)씨가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지난 2010년 1월 언론을 통해 탈북 이후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까지 소개됐었던 인물이다.

김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1년가량 240만원가량의 임차료·관리비를 내지 못할 정도의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강제 퇴거 절차를 밟기 위해 강제로 김씨 집의 현관문을 열고 나서야 그의 고초가 알려졌다. 김씨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무연고 장례가 치러졌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 자립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서울시
경제적 지원 필요성 강조…남북기금 활용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 지원에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서울연구원도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시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삶의 질 실태조사와 정책 방향’ 연구보고서에서 “(설문 조사) 결과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옥재은 서울시의원은 지난 10월 16일 ‘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320억원대 규모의 ‘시 남북교류협력기금(남북기금)’ 용도를 탈북민 지원 등으로 확대하잔 내용이 골자다. 기존엔 남북기금을 대북 교류 협력 사업과 통일 교육 사업 등을 지원하는 용도로만 활용됐다. 개정안은 지난 15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남북기금은 서울시 감사를 통해 부적절하게 쓰인 사례가 적발돼 논란이 됐다. 시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약 5년간 남북기금으로 추진된 사업의 적정성과 기금 집행 과정 등을 감사한 결과 부적절 사례 15건을 포착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유적을 엉뚱한 곳에서 발굴하는 데에 10억원 가까운 기금이 쓰인 경우 등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남북기금을 탈북민에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단 지적이 잇따랐다.



나운채(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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