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R&D 예산 감축, 경쟁력 위한 고통"…과학계는 우려 여전 [팩플]
무슨 일이야
이 장관은 R&D 예산 감축과 관련해 “태양을 이용해 돋보기로 종이에 구멍을 낼 때 한 곳을 계속 비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돋보기를 치우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필요한 분야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살을 빼고 필요한 부분에 집중 투자해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또 “지금 어려움이 잘 지나가면 국내 연구 예산과 제도 등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기존 체계에서 다른 체계로 탈피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어렵겠지만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 내년 살림은
◦ 연구 현장 고용불안 해소: R&D 예산 중 정부안에 비해 늘어난 6217억은 학생, 중소기업 근로자를 비롯한 연구 현장의 고용불안 우려를 해소하는데 쓸 예정이다. 장학금, 연구장려금 등이 포함된 기초연구지원 항목에는 증액분 중 가장 많은 2078억원이 배정된다.
◦ 연구 환경 ‘우물 밖’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었던 글로벌 R&D 예산은 정부가 계획한 1000억원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 장관은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THE’가 매년 발표하는 자료를 보면 국내 4대 과기원이 연구를 잘 하는데도, 국제공동연구 점수가 100점 만점에 20~30점으로 낮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R&D를 위해서는 글로벌 R&D 확대를 비롯한 연구 혁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계 우려는 여전
지난 12일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R&D 카르텔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8가지 사례를 언급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조 차관이 카르텔이라고 든 사례들이 실제로는 과대 포장되었다는 답변이 90%가 넘었다”며 “해당 사례들을 예산 삭감의 명분으로 사용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응답도 90%를 넘었다”고 말했다. 문성모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 회장은 “정부는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이들을 카르텔로 규정하고 사상 처음 예산을 삭감했다. 학문을 위한 연구자의 네트워킹을 ‘블랙 커넥션’처럼 묘사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고도의 연구개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연구비, 인력, 인프라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충족돼야 한다”며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 현장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 차관이 언급한 ‘카르텔’에 대해 이 장관은 “조 차관 개인의 의견으로 정부 공식 의견은 아니다. 과기정통부 내부에서 논의한 바 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R&D 예산 재구조화와 카르텔 등은 전혀 관계가 없다”며“낭비적, 비효율적 요소를 걷어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임을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권유진(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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