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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밖에 모르는 90억 안경 에이스, '무쇠팔'기록도 눈앞…거인의 역사 향해 뚜벅뚜벅

[OSEN=조형래 기자] “이제 야구만 생각할 수 있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8)은 2023년 야구 인생의 배수의 진을 쳤다. 2022시즌이 끝나고 5년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FA 자격을 얻기 직전이었지만 안정을 택했다. 아울러 국군체육부대(상무)에 1차 합격이 된 상황에서 상무 입대 지원도 철회했다. 

더 이상 상무 입대는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박세웅은 도박을 걸었다. 박세웅이 커리어를 순탄하게 이어가고, 비FA 다년계약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어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아야 했다. 당연한 것은 없고 미래를 알 수 없는 프로의 세계에서 박세웅은 야구 인생의 도박을 걸었다. 

박세웅의 배수의 진 의지는 통했다. 도박은 성공했다. 박세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전 콜드게임 굴욕을 막았고 체코전 호투로 ‘국대 에이스’의 향기를 풍겼다. 정규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지만 본래 페이스를 되찾은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직전까지 26경기 148이닝 8승7패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거두면서 좋은 기세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슈퍼라운드 한일전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결승행의 교두보를 놓았고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박세웅의 야구 인생을 건 한 해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27경기 154이닝 9승7패 평균자책점 3.45. 



3년 연속 10승에는 실패했지만 4시즌 연속 규정이닝을 달성하는 등 진정한 이닝이터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4시즌 기준으로 따지면 615⅔이닝을 던졌다. LG 케이시 켈리(682⅓이닝), 데이비드 뷰캐넌(680⅔이닝)에 이은 최다 이닝 3위, 토종 선수들 가운데는 1위다. 

병역특례를 받으면서 군대라는 걸림돌이 사라졌다. 김태형 감독이 믿는 토종 에이스이자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단 상견례 자리에서 “외국인 선수를 빼면 박세웅이 에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분명히 가져야 할 것이다”라면서 “병역 문제도 해결됐기 때문에 초조하거나 조바심은 이제 없지 않을까. 그렇기에 충분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세웅 스스로도 “군대가 해결됐다고 해서 편한 마음으로 야구를 할 수 있겠다고 주위에서 얘기를 하는데, 편하기 보다는 이제 야구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운드를 올라가면서 편하게 올라갈 때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새로운 감독님이 오신 만큼 거기에 맞게 준비를 잘하겠다. 감독님과 신뢰를 쌓아가고 책임감을 갖고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라면서 에이스의 책임감을 기꺼이 짊어지겠다고 다짐했다.

박세웅은 시즌 중에도, 비시즌에도 야구만 생각하는 선수다. 군대라는 걸림돌까지 사라졌으니 이제 정말 오롯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박세웅은 5년 90억 원의 다년계약 당시, “FA에서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것도 좋지만, 롯데에서 더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라면서 “롯데에서 활약을 하셨던 최동원 선배님, 윤학길 선배님, 염종석 코치님, 송승준 선배님까지, 계약을 하면서 이 선배님들이 떠올랐다. 이 선배들이 롯데에서 세우신 기록들을 내가 다시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면서 스스로 거인의 역사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4년 KT의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2015년 롯데로 트레이드 된 이후, 박세웅은 어느덧 구단 통산 기록 대부분 ‘탑10’ 안에 드는 선수로 거듭났다. 2018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의 여파가 있었지만 비교적 꾸준하고 묵묵히, 그리고 독보적으로 마운드를 지켜왔기 때문. 선발 등판 경기 7위(205경기), 다승 8위(62승), 최다이닝 8위(1127이닝), 탈삼진 공동 6위(907개)를 기록 중이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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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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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타임을 소화해서 27~28경기 가량을 선발 등판을 한다는 가정을 하면, 현재 주형광(217선발), 장원준(227선발), 윤학길(231선발)의 기록을 뛰어넘어서 구단 최다 선발 등판 4위까지 오르게 된다. 그리고 최다이닝의 경우 ‘무쇠팔’ 최동원의 기록이 눈앞이다. 최동원은 롯데의 레전드이자 구단 최초의 영구결번 선수로서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을 거두며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최동원은 롯데에서 1292⅔이닝을 소화했다. 현재 박세웅과 격차는 165⅔이닝이다. 박세웅이 올해 토종 에이스로서 꾸준히 6이닝 가량을 소화하게 된다면 도달할 수 있는 기록이다. 버거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못 해낼 수 있는 기록이라고 볼 수도 없다. 박세웅은 지난 2017년 171⅓이닝, 2021년 163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이닝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는 박세웅 입장에서는 충분히 탐낼 만한 기록이다. 

박세웅 스스로 거인의 역사가 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기록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가고 있다. 병역이라는 장애물도 사라진 상황에서 박세웅은 구단 역사에서 어느 정도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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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조형래(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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