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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美제재 속 대형여객기·북극항로·AI 협력 합의

양국 총리 회담 이어 공동성명…디지털무역, 바이오의학도 협력키로

중·러, 美제재 속 대형여객기·북극항로·AI 협력 합의
양국 총리 회담 이어 공동성명…디지털무역, 바이오의학도 협력키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대형 여객기와 북극 운송 항로,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에 합의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전날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장거리 대형 여객기와 중량 헬리콥터의 공동 개발에서 협력을 적극적으로 촉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어떤 회사들이 참여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성명은 리창 중국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제28차 중·러 총리 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2017년 대형 여객기 개발에 손을 잡았다.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와 러시아연합항공사(UAC)는 2017년 5월 합작회사인 중러국제상용항공기공사(CRAIC)를 상하이에 설립하고, 중형 여객기인 C919의 후속 모델인 대형 여객기 CR929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CR929는 항속 거리가 1만2천㎞로 C919보다 3배가량 길어, 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하는 장거리 노선에 활용할 수 있다. 좌석 수 역시 C919보다 100석가량 많은 280개로 여객기 내 통로가 한 개인 C919와 달리 통로가 두 개인 와이드보디를 채택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에어버스나 보잉과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중·러의 CR929 개발 협력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UAC가 지난해 여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서 이 회사와의 협력이 세컨더리 제재(제3자 제재)를 낳을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COMAC은 C929 설계를 위한 실험실을 세웠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명칭인 'CR929'에서 러시아를 뜻하는 'R'을 빼 러시아와의 협력이 중단됐음을 시사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성명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대형 여객기 개발에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재차 확인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또한 발트해와 베링해를 잇는 북극 항로 개척에서의 협력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북극 운송로에서 전문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해당 북극항로를 2015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3개 항로 중 하나로 꼽았다.
일부 전망에 따르면 해당 항로는 2035년 여름이면 지구 온난화로 빙하 없는 항로가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중국에서 유럽까지의 화물 운송 시간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할 때보다 30∼40% 줄어든다는 몇몇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중·러 총리 회담에서 양국은 이와 함께 디지털 무역, 바이오의학, 저탄소 경제, 공급망 안보 등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AI 협력과 오픈 소스 기술에 대한 정기적 논의도 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의학 같은 신흥 분야에서 AI의 응용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은 전년 동기보다 26.7% 늘어난 2천182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 수입국으로, 국내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더 많은 에너지를 구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이 철수한 러시아 시장을 접수하고 있고 중국 기계, 가전제품과 의류의 러시아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를 찾는 관광객의 약 4분의 1이 중국인이라고 장한후이 러시아 주재 중국대사가 지난 19일 현지 스푸트니크 통신에 말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윤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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