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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얕으막한’ 산은 없다

“캠핑장이 얕으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늘이 많고 시원하다” “바로 옆 계곡이 야트막하니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하다” 등처럼 ‘조금 얕은 듯하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얕으막하다’를 써야 하는지, ‘야트막하다’를 써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사람이 많다.
 
‘얕다’에서 나온 것이니 원형을 살려 ‘얕으막하다’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우리말에서는 원형을 밝혀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얕으막하다’가 아니라 ‘야트막하다’가 맞는 말이다. 따라서 “캠핑장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늘이 많고 시원하다”로 바꾸어야 바른 표현이 된다.
 
이와 비슷하게 “늙으막에 이게 무슨 일이람” “늙으막에 얻은 자식이라 한층 더 귀엽다”처럼 ‘늙어 가는 무렵’을 뜻하는 단어를 적을 때도 ‘늙으막’이라고 쓰기 쉽다. ‘늙다’의 어간 ‘늙-’의 원형을 살려 ‘늙으막’으로 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소리 나는 대로 ‘늘그막’이라고 적어야 한다. 따라서 “늘그막에 이게 무슨 일이람” “늘그막에 얻은 자식이라 한층 더 귀엽다”로 표기해야 한다.
 
한글맞춤법 제19항에는 어간에 ‘-이, -음’이 아닌 그 외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 다른 품사로 바뀐 말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돼 있다. ‘늘그막’은 ‘먹이’나 ‘웃음’처럼 ‘-이’나 ‘-음’이 접미사로 붙은 형태가 아니므로 ‘늙으막’과 같이 원형을 밝혀 적는 게 아니라 ‘늘그막’처럼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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