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연말 즐기고 싶다"…'제야의 종' 행사에 뿔난 공무원들
'제야의 종' 타종행사 두고 논란 불거져
타종행사는 보신각 외 광화문광장,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동시에 생중계한다. 보신각 주변과 세종대로에만 작년 대비 2배 많은 1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안전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타종행사 지원업무에 나선 직원들에게 대체휴무와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편하게 돌아갈 수 있게 택시도 잡아준다.
반드시 필참 강요한 건 아닌데...
하지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공지 이후 “직원은 사생활도 없습니까”라며 “연말엔 제발 쉬게 좀 두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블라인드 사용에 익숙한 비교적 젊은 MZ세대 공무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행사·축제라 안전조치 지원인력이 필요했고 경찰과 소방, 종로구청, 민간용역사 투입 인력을 고려해 서울시도 인력을 짠 것”이라며 “‘동원’이라고 하는데 한 달 전부터 공지하기 시작했고, 지원업무 참여를 강제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시에서는 '차출' 논란
직원들은 해당 게시물에 “조용한 연말 보냅시다” “시간 외 근무수당이라는 보상 하나로 연말 차출을 대기하게 되니 납득하기 어려운 거 같다” “한겨울 강바람 맞으며 주차안내 요원 한번 해보면 내 처지가 비참하게 (느껴진다)” 등 댓글을 달았다.
지자체 축제나 행사를 두고 동원 논란은 잊을 만하면 터진다. 지난 4월 국내 대표 봄꽃축제인 ‘진해군항제’ 땐 올해 대민업무에 동원된 창원시 공무원과 이들 근무를 점검하는 공무원이 갈등했다. 지방의 한 기초지자체는 행사가 임박한 무렵에 지역축제 동원령을 내렸다가 직원들이 반발하자 부단체장이 결국 사과까지 했다.
공직관 차이 등으로 논란 일어나
다만 공직사회도 변화가 분명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영우 중앙경제HR교육원장은 “‘공무원이니까’로 통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지자체장이나 부서장이 젊은 공무원들과 대화·소통하려 노력하듯 세대 변화와 갈등을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기초지자체 노조위원장은 “지역축제 때 민간 용역인력을 점차 늘리고 공무원 동원은 줄이는 방법으로 갈등을 줄인 경험이 있다”며 “예산을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세대갈등을 줄이는 데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그리 많지 않은 예산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민욱(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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