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양도세 완화에도 증시는 ‘블루'…"연말 수급교란은 줄 듯"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이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되는 호재에도 국내 증시는 21일 하락 마감했다. 이는 한 달여 전부터 예고된 사안이어서 이미 시장에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개인 ‘큰 손’들이 연말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매물 폭탄’을 던지는 현상이 완화돼 증시 안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 이번 기준 완화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했던 코스닥 역시 전날보다 0.41% 내린 859.4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일부 종목들에선 급등세가 연출됐다. 코스닥 상위 종목 중에선 포스코DX가 16.67%, 알테오젠이 21.02% 급등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정책 변화는 시장 전체보다는 시가총액과 유동 주식 수가 작은 개별 종목에 국한돼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예전부터 완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개별 종목별로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지수 전체적으로는 최근 급등했던 미국 증시의 조정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 기준에 충족하는 소수의(지난해 신고분 기준 7045명) 대주주들은 연말이면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가 과세 시점이 지난 이듬해 초 다시 주식을 주워 담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에서 12월이면 개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강했다. 2021년 12월엔 개인이 2조5309억원을 순매도했고, 지난해에도 9997억원 순매도했다. 직접적 감세 혜택을 보지 않는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도 양도세 기준 완화를 요구했던 이유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연말 주식시장의 수급 교란 요인이 감소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는 완화 방침이 언제 확정될지 알 수 없었던 변수가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와 배당 기준일 분산 효과 등으로 우리 증시 고유의 연말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주주 양도세 이슈로 연말이면 코스닥 중심으로 주가가 내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광우(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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