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아니면 못가" 도시재생 배우러 사막투어 가는 지방의원
충북시군의장협의회, 1월 아랍에미리트 출장
19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충북 도내 11개 시·군 의회 의장으로 구성된 ‘충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내년 1월 5일부터 10일까지 4박 6일간 아랍에미리트로 공무 출장을 떠난다. 증평군의회 이동령 의장을 뺀 10개 시·군 의회 의장 10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11명이 동행한다. 이 의장은 “증평군의회 일정과 개인 사정으로 연수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경비는 1인당 387만원이 든다. 항공권 190만원4000원, 버스 임차료 28만5000원, 숙박비 등 현지 체재비 138만7500원을 의장협의회 기금으로 쓴다. 자비 29만원을 낸다. 전체 출장비 규모는 8100여만 원에 달한다.
이번 공무국외출장 계획은 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은 청주시의회에서 짰다. 계획서에 나온 출장 목적은 “국외 선진 지역 관광개발과 도시재생, 마케팅 전략, 재생에너지 구축 사례 등에 대한 현장 견학”이다. 이어 “도시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정책 발굴, 석유 고갈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자원 개발,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친환경 도시 조성 방안 모색”을 출장 이유로 들었다.
“관광일정 일색…임기 6개월 앞두고 부적절”
기관 방문은 두바이 코트라와 모하메드 빈 라시드 도서관, 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 등 3곳이다. 하지만 출장 나흘째에도 관광지 시찰은 계속된다. 전망대 ‘더뷰 엣더팜’, 팜 아일랜드 ‘모노레일’ 탑승, 도시재생 시설인 알세르칼 에비뉴 시찰, 선셋 요트 탑승(1월 8월).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궁, 세계 최대 규모 이슬람 사원인 ‘세이드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 방문(1월 9일) 등 일정이다.
최진아 충북참여연대 시민자치국장은 “아랍에미리트 대표 관광지 방문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장시찰·기관방문 일정이 별도 표기돼 있지만, 형식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도시재생 사례를 잘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지난 7월에 국외 출장을 가려고 했으나,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충북 곳곳에서 수해가 나는 바람에 출장을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꿈의 도시, 이럴 때 아니면 못 가” 심사도 허술
반면 충북 음성군의회는 내년도 의원 국외 연수비 등을 전액 삭감했다. 삭감하기로 한 예산은 의원 국외 연수비 3200만원, 의전용 관용차 구입비 9600만원, 의회 사무과 직원 국외 여비 2000만원 등 총 1억5000여만원이다. 음성군의회 관계자는 “관광성 외유 연수 논란과 세금 낭비 지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며 “삭감한 예산을 지역경제 활성화 예산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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