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3명중 1명 월 300만원 번다…"이민 대책 틀어야"
‘슈링코노믹스(Shrink+Economics·축소경제)’의 충격을 맞은 건설 현장의 모습이다. 슈링코노믹스는 인구 감소에 따라 생산·소비·투자를 비롯한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는 현상이다. 슈링코노믹스 연착륙을 위한 해법으로 이민과 외국인의 장기 체류를 활성화하는 대책이 거론된다. 국내 이민자와 체류 외국인 다수가 여전히 아시아계, 저숙련 근로자지만 일부 변화의 바람도 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올해 8월 기준 300만7000원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78.5%가 근로시간, 67.7%가 임금 측면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한국 근로자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현재 한국의 인구구조는 저숙련·고숙련 이민자를 가릴 처지가 아니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2022~2072년) 결과’에 따르면 인구 구조상 경제 ‘허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71.1%에서 2072년 45.8%로 급감할 전망이다. 북미·유럽 선진국처럼 정보기술(IT)·첨단제조 분야 고급 인력까지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이민 대책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숙련 일자리로 외국인 근로자가 꾸준히 유입되는 반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로봇, 항공우주 인력 같은 고숙련 일자리는 공급이 부족한 데도 외국인 근로자를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 발전 측면에서 10년, 20년 뒤를 바라보고 고숙련·전문직 외국인 근로자 이민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숙련 외국인 근로자 유치가 내국인 일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우려는 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외국인 및 이민자 유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민자 유입이 많은 지역에서 내국인 일자리 총량이 감소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이민자 유입이 내국인 일자리의 전체적인 숙련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UN인구기금은 ‘세계 인구 보고서’에서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부족한 노동력을 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를 활성화해 해당 국가의 기존 노동자에게 추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방한한 헤럴드 핑거 국제통화기금(IMF) 미션단장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우선 인구가 예전처럼 성장하지 않고, 많은 부분이 이미 프론티어(선진국)에 와 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근로자 확대 등 생산성 강화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기환(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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