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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경고…"韓 생산성 못 높이면 2040년대 역성장 진입"

한국 경제가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2040년대에는 역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조태형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경제 80년(1970~2050년) 및 미래 성장전략' 보고서에서 "앞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 속도는 총요소생산성(TFP)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TFP란 생산량 증가분에서 노동∙자본의 기여분을 뺀 나머지를 뜻한다. 기술 혁신의 비중이 크지만, 인적·사회적 자본과 경기순환 효과 등도 영향을 미친다.

김경진 기자

보고서는 향후 한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생산성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높은 생산성 시나리오'(TFP의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90%)에서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2.4%, 2030년대 0.9%, 2040년대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생산성 시나리오'(TFP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30%)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2020년대 2.1%, 2030년대 0.6%에 이어 2040년대는 –0.1%로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한다고 예상했다.


향후 30년간 변화하는 경제 여건에서 TFP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우선 한국의 인구가 감소하고 평균 근로 시간이 짧아지면서 2030년대 후반부터 노동투입 기여도가 감소할 전망이다. 자본 투입 역시 경제성장이 더뎌짐에 따라 투자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성장 기여도가 하락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1970년대 8.7%에서 1980년대 9.5%로 최고치를 찍은 뒤 10년마다 2~2.5%포인트씩 하락해왔다. 1990년대는 노동투입 둔화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대는 자본 투자 부진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대를 지나면서는 TFP 정체가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주요인이 됐다. 지난 50여년(1970~2022년)을 보면 한국 경제는 연평균 6.4% 성장했다. 자본투입의 기여도가 3.4%포인트로 가장 컸고, 노동투입과 TFP가 각각 1.4%포인트, 1.6%포인트 기여했다.

미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과제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과 신성장동력 확보 ▶넓은 의미의 무형자산 및 인적자본의 확충과 지식 축적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능력과 경제회복력 강화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디지털·기후위기·초고령사회 등 변화의 맥락 속 새로운 산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안보·문화를 아우르는 글로벌 '패키지 협력'으로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봤다. 인구 감소 대응에 대해 보고서는 "취업·결혼·교육·주택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대책과 함께, 이민 정책 등을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지원(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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