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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콩인들, 구의원 선거서 투표 거부로 자신들의 목소리 낸 것"

'역대 최저 투표율·친중만 당선'에 최대 야당 민주당 보니 응 부주석 "선거법 개정 부작용" "옳은 일 하기에 두렵지 않아…홍콩인들 표현의 자유·민주주의 위해 계속 싸울 것"

[인터뷰] "홍콩인들, 구의원 선거서 투표 거부로 자신들의 목소리 낸 것"
'역대 최저 투표율·친중만 당선'에 최대 야당 민주당 보니 응 부주석 "선거법 개정 부작용"
"옳은 일 하기에 두렵지 않아…홍콩인들 표현의 자유·민주주의 위해 계속 싸울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구의원 선거 투표율이 낮게 나온 것은 선거법 개정의 부작용이라고 봅니다. 민주 진영 후보가 출마하지 못했으니 유권자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로 싸울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지난 10일 '친중 진영만의 잔치'로 치러진 제7회 홍콩 구의원 선거가 사상 최저인 27.5%의 투표율을 기록한 데 대해 홍콩 최대 야당 민주당의 보니 응(伍凱欣·40) 부주석은 이렇게 진단했다.
응 부주석은 구의원 선거 이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선거 날 동네 몇몇 투표소를 둘러봤는데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투표 시간까지 연장하고 공무원과 공공 기관, 중국 관련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투표 독려 운동이 벌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도 그런 투표율이 나온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번 선거에 민주당은 6명의 후보를 내려고 했다. 그러나 바뀐 선거법에 따라 출마에 필요한 지역위원회 추천을 얻는 데 실패해 출마조차 하지 못했다.


2019년 거센 반정부 시위 물결 속 치러진 제6회 구의원 선거에서 선출직 의석(452석)의 20%인 90석을 휩쓸었던 민주당이다. 당시 투표율은 사상 최고인 71.2%였다. 민주당을 위시해 범민주 진영이 당시 선출직의 87%인 39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에 놀란 중국이 이듬해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고 2021년에는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게 홍콩 선거법도 뜯어고치면서 4년만에 민주당은 선거에 후보도 낼 수 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 사이 공민당, 민간인권전선 등 다른 대부분의 야당은 해산하거나 유명무실해졌다.
이제는 입법회(의회) 의원은 물론이고 풀뿌리 구의원도 없는 민주당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후원회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여 준비했던 후원회 행사들이 모두 막판에 대여했던 장소 문제로 취소됐다.
또 지난달 민주당은 내년 2월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리는 설 축제의 가판대 입찰에서 낙찰에 성공했지만 당국이 아무런 이유도 대지 않고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고 한다.
사실상 민주당의 공적 활동이 모두 막힌 셈이다.
그러나 응 부주석은 "모두 예상했던 일이기 때문에 동요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며 "기회가 열릴 때까지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많은 이들이 우리 당이 해산하는지 궁금해하는데 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지금 우리 당에 가입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원은 없지만 계속해서 홍콩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우리는 홍콩의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며 많은 홍콩인도 그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응 부주석도 구의원 출신이다. 그러나 그는 이른바 '충성 서약' 파동으로 2021년 자진 사퇴했다.
홍콩 정부는 2021년 5월 행정부 고위직과 입법회 의원 등에 국한됐던 충성 서약 대상을 구의원과 공무원에까지 확대했다. 당국은 충성 서약을 한 자가 이를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구의원 자격 박탈시 이전까지의 월급·활동비(약 3억원)를 반납해야 하고 형사처벌도 가능하다는 소문이 퍼지자 민주 진영 구의원 260여명은 충성 서약 대신 자진사퇴를 선택했다.
이후 홍콩 정부가 진행한 충성 서약 심사에서 사퇴하지 않고 버티던 민주 진영 구의원 55명이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이어 구의원 중 적지 않은 수가 이민을 떠났다.
응 부주석은 "내 주변에서도 정말 많은 이들이 이민을 떠났다"며 "그러나 나는 남아있기로 선택했고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전히 홍콩에 변화의 희망이 있다고 믿으며 우리가 계속 싸우면 아마도 다음 입법회 선거나 다음 구의원 선거 때는 민주당이 참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국도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계속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위반과 선동 혐의로 많은 이들이 체포되는 상황에서 대다수 홍콩인은 침묵을 선택했다. 홍콩 정부는 해외 도피 민주 활동가 13명에 대해 현상금도 내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응 부주석은 기자와 인터뷰하는 데 대해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강단있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지 모릅니다. 어디에 레드라인(금지선)이 있는지 모릅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 우리는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윤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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