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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유도리가 없다

“제가 맡은 역할은 유도리가 없고 원칙을 중시하는 깐깐한 성격을 지녔습니다.”
 
한 배우가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의 성격을 이야기하며 ‘유도리가 없다’는 표현을 썼다. 아마도 자신의 역할이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이란 뜻으로 이러한 얘기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융통성이다. 특히 조직생활에서는 융통성이 윤활유 역할을 해 준다. 융통성이 없으면 스스로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가리켜 보통 ‘유도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기계나 일이 돌아가는 것을 유들유들하게 해 주는 것 정도의 의미가 연상돼 ‘유도리’ 또는 ‘유돌이’란 말을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유도리’나 ‘유돌이’는 사전엔 없는 말이다. 즉, 표준어가 아니다. 이들은 시간·금전·기력 등의 여유를 뜻하는 일본어 ‘유도리(ゆとり)’에서 온 말이다. 일본에서는 주 5일제 수업과 교과 내용 감축 등 고등학교의 ‘여유 있는 교육’, 즉 ‘유도리(ゆとり) 교육’이 학력을 저하시켰다고 해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유도리’를 대체할 수 있는 우리말은 무엇일까? 문맥이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이해심’ ‘여유’ 등과 같은 우리말로 바꿔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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