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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판결문 공개 조치' 사실상 폐기…"민감 사건 삭제"

"형사 판결문 공개율 8%로 급락…종교 자유 관련 판결문 등 사라져"

中, '판결문 공개 조치' 사실상 폐기…"민감 사건 삭제"
"형사 판결문 공개율 8%로 급락…종교 자유 관련 판결문 등 사라져"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각급 법원 판결문을 대중에 공개하기로 한 지 10년이 지났으나 공개율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사실상 무의미한 조치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법원(대법원)이 '사법 공개' 기치를 걸고 2013년 개설한 웹사이트 재판문서망의 지난해 형사 1심 판결문 공개율은 8.57%에 그쳤다.
판결문 공개율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형사 1심을 기준으로 하면 2020년에는 약 84만건이 재판문서망에 올라왔고, 지난해엔 약 8만9천건이 실렸다. 올해는 현재까지 2만4천건가량이 올라간 상태다.
공개율이 가장 낮은 유형은 행정 사건이었다. 작년 중국 각급 법원의 행정 1심 종결 사건은 약 28만4천건이었는데 재판문서망에 있는 판결문은 190건(0.06%)에 불과하다. 민사 사건 판결문 공개율이 27.24%로 가장 높았다.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일부 사건의 경우 검색이 가능했다가 막힌 경우도 있다. 논란을 낳는 일이나 언론의 자유 등과 관련된 민감한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의 인권변호사 런취안뉴(任全牛)는 "처음에는 파룬궁, 기독교도 등 신앙 관련 판결을 인터넷에서 찾는 게 가능했지만 나중에는 하나도 찾을 수 없게 됐다"며 "이제는 더 나아가, 각 법원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작년 '쇠사슬 여성' 사건을 포함해 납치당한 여성의 이혼 소송과 관련한 사건을 삭제해버렸다"고 했다.
런 변호사는 "이는 법원 업무량 문제도 아니고, 국가 안보 문제도 아니다"라며 "사회적 관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쇠사슬 여성' 사건은 작년 1월 중국의 한 블로거가 장쑤성 쉬저우시의 한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목이 묶여 있는 40대 여성의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 인신매매의 실태가 드러난 일을 말한다.
이후 여성의 남편이 그녀와의 사이에 8명의 자녀가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고, 사건을 조사한 지방 당국이 인신매매나 유괴가 없었다고 했다가 뒤늦게 범죄를 인정하면서 중국 사회의 분노는 한층 더 확산했다.
당시 한 매체가 중국 판결문 웹사이트를 검색해 유괴·인신매매와 관련된 이혼 소송을 무더기로 찾아냈고, 일부 판결문에서는 피해 여성이 결국 이혼하지 못한 상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법원이 "오랜 공동생활로 부부간에 감정이 쌓였다"거나 "감정이 깨지지 않았다"는 등 이유를 들어 결혼 유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레 사회적인 주목과 피해 여성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재판문서망에서는 이미 외부에 알려졌던 유괴·인신매매와 관련 사건 22건 중 7건만 판결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명보는 설명했다. 일부 판결문이 삭제된 것이다.
중국 매체 '재경E법'은 성(省)급 법원 소속 판사 2명을 인용해 올해 들어 최고인민법원이 법관 평가 방법을 바꿨고, 판결문의 온라인 업로드가 더는 평가 지표가 아니게 됐다고 전했다. 한 판사는 법원이 올해 7월 "판결문은 원칙적으로 업로드할 필요가 없다"고 공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변호사들은 안 그래도 동일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데, 판결문까지 공개되지 않으면 법원의 '임의성'이 더 강해질 것이라 우려한다.
허난성에서 수년 동안 일해온 왕모 변호사는 "판례가 지방마다 아주 달라질 수 있는데도 공개·업로드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의 감시·감독과 동료 간 대비가 결핍되고 사법 권력이 더욱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금은 법원 심리 생중계도 굉장히 적다"고 말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내년 1월 '전국 법원 판결문 데이터베이스'를 개통할 예정이다. 법관들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중국 법조계에선 새 정책이 '역행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차오쭝원 변호사는 공개 범위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며 "하룻밤 사이에 해방(1949년 건국)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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