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공무원, 앞으론 정부 정책 비판해도 징계받는다
'공무원 수칙' 개정안 발표…"개인적 비판도 주의하라"
'공무원 수칙' 개정안 발표…"개인적 비판도 주의하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18만 공무원은 이제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경우 징계를 받게 된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전날 이같은 내용의 '공무원 수칙' 개정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 19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발표했다.
개정 공무원 수칙의 핵심은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 정책을 공개 비판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특정한 상황에서 일반 주민 자격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경우에도 징계받는다는 내용이다.
개정 공무원 수칙은 공무원이 지켜야 하는 핵심 가치를 기존의 두배인 12개로 늘리면서 그중 하나로 '정치적 중립' 수호를 강조했다.
잉그리드 융 홍콩 공무원 사무국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다른 정당의 반대 의견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자격으로 그들은 견해를 표현할 자유가 있지만 자신의 견해가 정부 공식 입장인 듯 오인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융 국장은 아울러 "공무원에게는 국가 안보 수호 의무가 있다"며 충성, 헌신, 진실을 겸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SCMP에 공무원이 소셜미디어에 반정부 견해를 밝히거나 당국을 겨냥한 시위에 참석할 경우 공무원 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도 이에 해당하며, 해당 입법을 반대하는 소셜미디어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러도 공무원 수칙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은 중국이 직접 제정한 홍콩국가보안법과 별도로 이를 보완하는 자체 국가보안법을 내년에 입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당 소식통은 "우리는 공무원이 의견을 표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행동하기 전에 신중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융 국장은 공무원들이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정책 토론 과정에서는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무원의 개인 소셜미디어나 이메일 등을 조사할 가능성에 대해 "검사를 위해 공무원에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어떤 공무원이 사석에서 의견을 표하면서 공무원 수칙을 지키지 않았음이 발견될 경우 징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공무원 수칙 개정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일부 공무원들이 시위 조직을 지원하거나 당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2020년 11월 충성서약 대상을 모든 공무원으로 확대했다.
정부 고위직과 사법부, 홍콩 의회인 입법부 의원에 국한됐던 충성 서약 의무를 공무원 전체로 확대하면서 서약을 위반하거나 거부할 경우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법도 개정했다. 이 또한 2019년 반정부 시위에 많은 공무원이 동조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됐다.
충성서약은 기본법(홍콩 미니헌법) 준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 정부에 책임을 다하고 임무에 헌신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4월 약 130명의 공무원이 충성서약을 거부해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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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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