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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2字 경제정책' 과감한 변화 예고…'쌍탄·공동부유' 손보나

시진핑 참석 경제공작회의…첫 제시 '선립후파'로 부동산 등 정책 재검토·속도조절 가능성 내년 3월 전인대 때 경제정책 전면 공개

中 '12字 경제정책' 과감한 변화 예고…'쌍탄·공동부유' 손보나
시진핑 참석 경제공작회의…첫 제시 '선립후파'로 부동산 등 정책 재검토·속도조절 가능성
내년 3월 전인대 때 경제정책 전면 공개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내년 경제정책과 관련해 이전과는 다른 과감한 변화를 예고했다.
11∼12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도 참석한 중앙경제공작회의 이후 중국 당국이 내놓은 '온중구진(穩中求進)·이진촉온(以進促穩)·선립후파(先立後破)'라는 12자의 내년 경제정책 방침을 통해서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이 12자를 "내년에는 안정을 유지하고, 발전을 통해 안정을 촉진하고, 옛것을 폐지하기 전에 새로운 것을 확립하면서 계속해서 진보를 추구해야 한다"고 풀이한 데서도 경제 정책 변화의 가능성이 읽힌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선립후파' 4자다. 처음 제기된 이 문구는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에 대한 재검토와 속도 조절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선립후파 대상에는 중국의 '쌍탄'(雙炭) 목표, 부동산 정책, 공동부유 정책이 포함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전했다.

◇ 中, 경제발전은 최우선 순위…'광명론'으로 경제성장 낙관론도 유지
회의 내용 자체가 비밀인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때 업무보고를 통해 2024년 경제정책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만, 전날 중앙정치국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그 얼개가 드러났다.
성명에 발전이 정치적 최우선 순위라고 쓰인 데서 현재 중국이 처한 현주소가 잘 드러난다. 여기엔 부동산·금융시장 위기, 수출 부진으로 장기적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 데다 첨단기술의 접근이 차단된 디리스킹(위험 제거) 등 미국과의 경제·안보 이슈로 사면초가 상태인 중국이 어떻게든 이를 돌파해야 한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중앙정치국은 성명을 통해 모든 면에서 불확실성이 상당하고 역풍이 거센 시기에 중국에 절실하게 필요한 경제적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성장 중심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2020년 수준의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이를 위해 앞으로 연간 최소 4.8% 성장을 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내년 3월 전인대 때 올해와 마찬가지로 '약 5%'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이를 이해 최첨단 산업 혁신, 내수 확대, 핵심 분야 개혁 심화,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한 개혁개방 확대, 부동산·지방부채 등 리스크 관리, 농업 강국 건설, 도농 통합·지역 협력 발전, 녹색·저탄소 발전, 인민 생활 개선 등 9가지 올해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대(對)중국 FDI(외국인 직접투자)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0월 FDI는 9천870억1천만 위안(약 18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 중국 당국은 이런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확장 재정 정책과 신중한 통화 정책이라는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
눈길을 끄는 건 중국 당국이 이번 회의에서 여전히 낙관론을 견지했다는 점이다.
성명에는 "중국 발전이 직면한 유리한 조건은 불리한 요인보다 강하고 경제회복과 장기적·긍정적 전망의 근본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며 "경제선전과 여론지도를 강화하고, 중국경제의 '광명론'(光明論)을 크게 외치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성명이 '낡은 것을 폐지하기 전에 새로운 것을 확립한다'는 선립후파를 언급하는 대목에선 중국 당국이 직면한 고민이 읽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위기의 부동산 정책, 변화 가능성…'쌍탄' 정책도 수정 불가피
이와 관련해 SCMP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더 큰 조처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짚었다.
중국 부동산 개발 분야의 선두권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에 이은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이어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금융권의 위기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이 바라는 당국의 직접 개입을 통한 부동산개발기업 지원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당국이 부동산 시장 위기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당국이 저렴한 가격의 주택 건설, 공공 인프라 건설, 도시 재건축 프로젝트 건설을 가속하는 방법으로 부동산 시장 리스크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중소 금융기관 유동성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 정부의 지방 부채 대책은 이와 연동돼 있어 보인다.
근래 중국 당국은 지방 부채 문제에 민감하다. 무디스가 지난 5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중국 국가신용등급의 강등을 예고한 상황에서 지방 부채 문제가 '금융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인용해 그 규모가 약 7조∼11조달러(약 9천100조~1경4천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그 가운데 4천억 달러(약 524조원)에서 8천억 달러(약 1천50조원) 이상이 디폴트 위기에 처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지방 부채 위기가 지방 금융기관을 통해 터져 나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방 중소규모의 금융기관이 해당 지방정부의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돼 이미 채무 위기가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각 지방의 중소 금융기관 리스크 조율에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쌍탄' 정책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탄소피크)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쌍탄 목표를 설정하고 그 이후 석탄 화력발전소 감축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가 침체를 거듭하는 속에서 중국 역시 이전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다시 말해 국제사회의 요구에 밀려 탄소 배출 감축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현실적 한계에 부닥치면서 쌍탄 정책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젠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얘기다.

◇ 中, '좌클릭' 공동부유 정책 수정 여부에 국제사회 주목
공동부유 정책은 좌편향 의미를 담는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정책을 천명한 이래 중국이 받아들여 유지해온 시장 경제체제가 좌클릭해 사회주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담고 있어서다.

시 주석은 2021년 8월 17일 당 중앙재정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공동부유를 "전체 인민의 정신과 물질생활이 모두 부유한 것"이라고 정의하면서도, 소수만 부유하거나 똑같이 분배하는 평균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촉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제사회를 긴장시켰다.
그 이후 중국 당국은 부(富)의 독점을 문제 삼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를 비롯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수년간 강도 높게 제재해왔다. 부동산 이익 추구를 투기로 규정하고 단속하고 수사했던 것도 결국 공동부유 정책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 이런 공동부유는 중국 내 빈부격차를 의식한 '정치 몰이'라는 분석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그 부작용은 적지 않았다. 알리바바와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텅쉰), 배달 대기업인 메이퇀 등 민간 소비를 주도하는 빅테크들은 정부 단속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생존 위기에 몰렸고, 이는 중국 경제 침체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월부터 빅테크 제재를 풀고 알리바바·텐센트·메이퇀 등에 민간 소비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유도, 이제는 공동부유 정책과 거리를 두려는 기색을 비쳤다.
외교가에선 경제 회복이 가장 시급한 상황인 중국이, 이에 부합하지 않는 공동부유 정책 역시 재검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 톈펑증권의 쑹쉐타오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의 공동부유 정책 재검토는 부의 재분배 방법을 결정하기 전에 부의 파이를 더 키우는 걸 의미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선립후파 방침이라고 짚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인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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