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원칙과 상식' 맞불? 찐명계 모임 '퇴진과 혁신' 출범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일(12일)을 하루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친(親)이재명계’를 자처하는 원외 도전자와 비(非)이재명계 의원들 간 경쟁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윤영찬(경기 성남 중원, 현근택)ㆍ이원욱(경기 화성을, 진석범) 의원 등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을 포함해 박광온(경기 수원정)ㆍ박용진(서울 강북을) 등 비명계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우리가 지켜야할 것은 국민과 당원”이라며 “국민 뜻과 다른 길을 걷는 민주당 내부의 기득권을 혁파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원과 지지층이 무너지지 않고 중도층이 외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당 전통 우세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선출직공직자 평가 하위 30% 컷오프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입법 등을 주장했다.
당내에선 ‘퇴진과 혁신’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6월 친명계를 자처하는 원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발족해 세를 키워왔는데, ‘퇴진과 혁신’은 “친명 중에서도 ‘찐명’”(민주당 관계자)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원외 도전자의 ‘자객출마’를 둘러싼 당내 논란도 커지고 있다. 앞서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내년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 출마의사를 밝힌 김우영 전 위원장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구두 경고를 했다. 은평구청장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강병원 의원에게 패배한 뒤 강원도당위원장을 맡아 활동해왔다. 그러다 최근 도당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배신의 정치를 끝내겠다”라며 은평을 재도전을 공식화했다. 은평을 현역 의원인 강 의원은 당내 비명계다. 당내에선 “당 대표와 ‘개딸(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을 등에 업고 현역 지역구에 자객 출마하겠단 것”(9일 윤영찬 의원)이란 비판이 제기됐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의 ‘은평행(行)’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강원도당위원장이 강원도를 지키지 않고 서울로 가는 건 안 된다는 취지로 경고가 갔다”고 전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12일 예정돼 있던 출마선언을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 공천 시계가 빨라지면서 친명 대 비명 구도는 더 격화될 전망이다.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여론조사를 끝낸 뒤 18일까지 하위평가자 20%를 추려내는 등 심사를 종료하고 22일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심사 결과를 넘길 계획이다. 당내에선 “향후 공관위 구성에서 계파 안배가 얼마나 적절히 이뤄졌는지에 따라 당내 갈등이 커질 수도, 사그라들 수도 있다”(초선 의원)는 분석이 나온다.
성지원(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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