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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누드화 보여줬다고 비난한 무슬림…佛 교사들 파업

소셜미디어 등에 허위 소문 퍼뜨려…교사들 "생명에 위협 느껴"

르네상스 누드화 보여줬다고 비난한 무슬림…佛 교사들 파업
소셜미디어 등에 허위 소문 퍼뜨려…교사들 "생명에 위협 느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프랑스의 한 중학교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누드화를 보여준 교사를 무슬림 학생과 학부모들이 위협하자 이 학교 교직원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무슬림 테러리스트에 의해 교사가 살해당하는 일이 잇따랐기에 교사들이 공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파리 북서쪽 마을인 이수의 중학교에서 최근 한 교사가 12~13세의 학생들에게 미술 감상 수업의 하나로 이탈리아 화가 주세페 체자리의 '디아나와 악타이온'(1603)을 보여줬다.
로마 신화에서 여신 디아나와 요정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악타이온이 발견하는 장면을 그린 이 작품에는 여성의 나체가 그려져 있다.
그러자 일부 학생들이 자신들의 종교가 이런 작품을 금지한다며 보기를 거부했다.


그 뒤 해당 교사가 무슬림을 지목해 모욕하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거짓 소문이 퍼졌다.
이 학교에는 이민자 출신 학생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위 소문과 해당 여교사의 이름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됐고 학부모들이 학교에 이와 관련해 항의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학교 교직원들은 지난 8일 파업에 돌입했다.
학교는 지난 10일 폐쇄됐고 프랑스 교육부는 교사들이 적대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힌 데 대해 조사관을 보내고 대응 직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20년과 올해 10월 교사가 무슬림 테러리스트에 의해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다.
2020년 10월 파리 북서쪽 콩플랑 생토노린의 한 학교에서 표현의 자유 수업 중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역사·지리 교사 사뮈엘 파티가 일면식도 없는 10대 청년에게 참수됐다.
지난 10월에는 동북부 아라스 지역의 강베타 고등학교에서 러시아 체첸 공화국 출신의 2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교사 1명이 사망했다.
프랑스 교사들은 자신들이 프랑스 주류와 프랑스에서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무슬림 간 민족·문화적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중등교사노조 SNES는 이번 이수 중학교에서 허위 소문이 확산한 것과 과거 사뮈엘 파티 살해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위 사실이 유포됐던 것이 겹친다고 지적했다.
당시 소셜미디어에 파티를 향한 불만을 올린 학부모와 살해 용의자가 연락을 주고받았고 결국 살인으로 이어진 사실이 밝혀졌다.
이수 중학교의 교사들은 학생들이 미술 감상 시간에 있었던 일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했지만, 이미 피해는 발생한 뒤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우리보다 자녀를 더 믿는, 앙심을 품은 학부모들을 상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교장은 교육부에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싸움과 살해·강간 협박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대처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우리는 상부에서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진정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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